해군 아들, 엄마의 마음

부대 안착, 진심으로 응원한다. 우리 아들, 화이팅!

by 꼬야책방

자대배치.


그 두 글자가 주는 무게감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아들이 훈련소를 마치고 드디어 배치받을 부대가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보다는 묘한 서글픔이 먼저 밀려왔다.

그 먼 길을, 그것도 혼자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 한편이 먹먹해졌다.


문득 어린 시절의 아들이 떠올랐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는 반드시 집에 와야 한다던 외할머니의 당부. 그 말씀이 아이에게는 얼마나 큰 규칙이었는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엄마, 지금 몇 시야?"라고 물어보던 모습이 선하다.


시계를 볼 줄도 모르면서 시간을 걱정하던 그 작은 얼굴. "집에 가야 해"라고 중얼거리며 친구들과의 놀이를 아쉬워하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런 아이가 이제 스물이 넘었다. 어느새 나보다 키도 훨씬 커져서 어깨도 넓어지고, 목소리도 굵어졌다. 하지만 자대배치를 떠나는 길이 혼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그 작은 아이가 터덜터덜 혼자 먼 길을 걸어가는 모습만 그려졌다.


훈련소도 멀었는데 부대는 더 멀다니. 안쓰러운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스물이 넘은 아들을 유치원생 대하듯 걱정하는 내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이미 성인이 된 아들인데, 군대 가서 훈련도 잘 마쳤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쓰일까.

아마도 부모의 마음이란 게 원래 이런 모양인가 보다. 아이가 아무리 커도 부모 눈에는 여전히 보호해야 할 작은 존재로 남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믿어야 할 때다. 아들이 잘할 거라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적응할 거라고 믿고 걱정은 접어두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응원만 하기로 했다. 그래야 아들도, 나도 편할 테니까.

그런데 마음이 그렇다고 해서 현실의 걱정이 다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 터덜터덜 혼자 가는 그 길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엄마라는 존재는 참 이상하다. 아이가 독립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계속 걱정하고 안쓰러워한다.


그때 남편이 나섰다. "휴가 내서 부대 근처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아들은 처음에는 "괜찮아요"라고 했지만, 아빠와 통화를 하며 점점 마음이 바뀌는 게 보였다. "몇 시까지 가면 되니까 중간에 햄버거 먹고 가자"는 말에서 아직은 아빠의 동행이 반갑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 순간 나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아들아, 네가 가는 부대가 최고 부대다. 진심이야. 어디든 네가 있는 곳이 엄마에게는 가장 소중한 곳이니까. 새로운 동료들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


그리고 가끔은 집에 전화해서 안부 전해주길. 해가 떨어지기 전에 집에 와야 한다고 걱정하던 그 아이가 이제는 멀리 떠나 있을 테지만, 엄마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우리 아이,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중얼거리며 시계를 보고 있을 거야.


부대 안착, 진심으로 응원한다. 우리 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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