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치모치 나무>도 너의 용기와 도전을 축복해 주었잖아~
마메타야, 난 네 아빠야. 하늘나라에서 너를 쭈욱 지켜보고 있는데...
아마 넌 모르겠지.
이제 다섯살인 니가 할아버지랑 단둘이 그것도 동네와 한참이나 떨어진 산마루에 살고 있으니 이 아빠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야.
하늘나라에서 틈만 나면 니가 무얼하고 있는지 살펴보느라 어느땐 밥 먹는 것도 잠 자는 것도 잊어버린단다.
니 옆에 할아버지가 아니라 이 아빠가 있어야 하는건데... 니가 어른이 될 때까지 사냥하는 법이랑 나무타는 법이랑 여자 꼬시는 법까지 다 알려준 다음에 이 하늘나라에 왔어야 하는데...
미안하다. 마메타야. 정말 미안해.
하지만 그날... 곰이랑 맞붙었을 때 나는 알았단다. 그 곰이 나보다 더 용기있는 놈이었다는 걸.
마메타야, 얼마전 나는 하늘나라에서 그 날 나랑 맞붙었던 그 곰의 불타는 의지를 다섯살짜리인 네게서 발견했단다.
얼마나 대견하던지...
이제 널 살피느라 밥을 거르거나 잠을 설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았지.
밤에는 무서워 혼자 소변을 누러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네가 그런 괴력을 발휘하다니....
하하하.
할아버지는 나보다 현명하시니 예전에 아셨겠지만 사실 난 그동안의 널 보며 쯧쯧 혀를 찬 적이 많았단다.
나의 아버지가 너의 어리광을 너무 받아주시는구나.. 싶기도 했지.
그런데 그날, 할아버지가 아파 고통속에 있을때 그 깜깜한 밤길을 혼자 달려 의사선생님을 불러오다니...
마메타! 넌 정말 대단해!
넌 비록 다섯살 어린 꼬마아이지만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신들도 하기 힘든 일을 해낸거야.
아~~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온걸까?
이 아빠는 정말 오랫동안 그 날의 일을 생각하고 생각하며 기뻐했단다.
너의 그 어리광을 다 받아준 할아버지의 너그러움과 현명함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할아버지의 사랑이 그날의 널 만든거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 누구든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어떤 곤경한 일에도 포기하지 않고 그 일을 멋지게 해결해 나갈 힘을 가지게 되는가보다.
조급해 할 필요가 없는거더구나.
니가 아무리 평상시에 겁쟁이에 어리광쟁이래도 말이다.
아~
하지만 이 아빤 안타깝게도 그런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다.
네겐 그렇게 넓고 깊은 사랑을 주시는 할아버지가 나에겐 너무나 엄하고 가혹했단다. 믿어지니?
사람은 누구에게나 한결같을 수만은 없지. 하늘나라에 와 보니 모든게 이해가 된단다.
마메타야, 니가 비록 엄마도 아빠도 없이 할아버지와 살고 있지만 조금도 부족하지 않아.
사람은 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그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만이 그 사람 자신이 결정하는거란다.
아마도 넌 너의 환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른이 된 후에도 모치모치나무에 불이 켜진 그 광경을 기억하며 멋진 인생을 살거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사랑한다. 내 아들.
너무나 일찍 너의 곁을 떠난 아빠가....
from. ggudagg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