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진정한 일곱 살>을 읽고 나의 일곱살 아들에게
앞니가 세 개나 빠진 일곱살 아들.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 일곱살 아들. (단, 유치원에서만)
스피노사우루스는 물론이고 트리케라톱스, 파키케칼로사우루스, 테지노사우루스, 트로오돈, 파라사우롤로푸스, 브라키오사우루스도 아는 일곱살 아들. (그릴 줄 아는 건 당근이고)
애완동물은 돌보기 귀찮다며 키우기를 반대하는 이성적인 일곱살 아들.
마음이 통하는 단짝 친구가 있는건 물론이고 유치원에서 안놀아본 친구가 없는 일곱살 아들.
양보는 기본이고 샘들 사이에 친절한 훈남으로 통하는 일곱살 아들.
주사는 엄청 무서워 하지만 약은 꿀꺽꿀꺽 잘 먹는 일곱살 아들.
얼마전 이사와서 아파트 이름은 아직 못외웠지만 동과 호수는 정확히 알고 비밀번호까지 외운 일곱살 아들.
산타할아버지는 늘 실수를 하지만 늘 너그러운 일곱살 아들.
하지만,
진짜 진짜 진정한 일곱살은 혼자 잘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나, 일곱살 안하고 바로 여덟살 하면 돼지!"
해 버리는 시크한 일곱살 아들.
엄마는 생각해.
엄마는 일곱 살 아들의 진정한 엄마일까?
쬐금 자신이 없다.
하지만 괜찮아!
진정한 엄마는 일곱 살 아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네가 일곱 살일 때나, 아홉 살일 때나, 열 살, 스무 살, 서른 살이 되어도 너를 사랑해.
너의 진정한(?) 마흔살 엄마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