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미처 완성되지 못할 때, 당신은 떠났지요.
복도 끝 창가에 걸린 반달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어요.
당신은 그 빛을 향해 걸어갔고, 감은 머리카락이 바람 속에서 흩날렸어요.
숨을 들이쉴 때마다 빛이 당신의 몸 안으로 스며드는 듯했지요.
당신은 그렇게, 천천히, 사라졌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달을 보는 일이 두려워졌습니다.
그 후로 오랫동안, 나는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낮은 봉우리에 달이 걸려 있고, 그 위에 당신이 서 있었어요.
그 달은 완전한 원이었고, 당신이 바라던 그 ‘완성된 달’이었지요.
하지만 나는 그곳으로 갈 수 없었어요.
산은 높고, 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야는 안개처럼 흐릿했고,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길은 다른 방향으로 꺾였어요.
도무지 닿을 수 없었지요.
목이 타서 깨어날 때마다, 나는 한 가지를 되뇌곤 했어요.
“날아서 갈 수만 있다면.”
그러다 문득 생각했어요.
저 달의 빛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 부모님의 부모님도 그 빛을 보았을 거예요.
그렇다면 저 달은 얼마나 오래된 존재일까요.
한참을 생각했지만 답은 없었어요.
나는 핸드폰 플래시를 켜서 달을 향해 비췄어요.
그 불빛이 언젠가는 달에 닿을 거라고 믿었어요.
내가 죽고, 내 자손이 죽고, 또 죽어도
언젠가는 그 빛이 달에 닿을 거라고,
그때 당신이 그 빛을 받게 되리라 생각했지요.
오늘 저녁, 블루문이 떴어요.
거짓말처럼 가까웠어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았어요.
나는 달렸습니다.
조금만 더 달리면, 그곳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달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고,
나는 점점 힘이 빠져, 결국 길가의 가로수 밑에 주저앉았어요.
숨을 고르며 생각했어요.
저 달을 이렇게 선명히 볼 수 있는 나에게
당신도 분명 저편에서 그 달을 보고 있을 거라고.
달빛은 두 세계를 가르는 경계이면서, 동시에 연결하는 길이니까요.
내가 이쪽에서 손을 흔든다면,
당신도 저편에서 나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그렇게 믿지 않으면, 도무지 살아낼 자신이 없었거든요.
장례식날, 나는 다짐했어요.
언젠가 당신을 꼭 다시 만나겠다고요.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사진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나는 늙고 병들어 무너져 갔어요.
언젠가 당신을 만나도,
당신이 나를 못 알아보면 어쩌나,
그런 두려움이 생겼어요.
그래서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요.
매일 밤, 달을 향해 뛰었어요.
오늘 같은 블루문이 오면 더 가까이 갈 수 있으리라 믿었어요.
당신에게 닿을 수 있으리라 믿었어요.
달이 사라지기 전에 나는 꼭 도착할 겁니다.
그곳에 닿으면, 종이비행기를 접어 편지를 보낼 거예요.
거긴 지낼 만한가요.
나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파릇한 잎들이 짙어지고,
아스팔트 위의 열기가 다시 올라오는 계절이에요.
이제 곧 여름입니다.
당신은 내게 걱정스레 물었죠.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나요.”
아직은 달을 보고 일어나고, 달을 보고 잠들어도 괜찮습니다.
가끔 별을 세는 일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당신도 잘 지내고 있나요.
푸르러지는 나무를 볼 때마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를 밟을 때마다
나는 당신을 떠올립니다.
언젠가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아스팔트가 차갑게 식을 때쯤이면,
그때는 당신과 함께 별을 세어볼 수 있겠지요.
단단한 나무처럼,
끈기 있는 아스팔트처럼,
나는 당신과 같은 달을 보며 그리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