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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떡꿀떡 Feb 17. 2022

자고 일어 났더니..

  

  수면제에서 깨어나보니 17 정도 되는 브런치 알림이 떠있다. 누군가가 나의 글에 ‘ 해줬다는 알림이었다. 오우.. 정말  얘기를 읽어보고서 눌러주신 것일까? 아니면 읽지도 않고 스치기만 해도 눌러주시는 것일까?


  나는 브런치를 잘 모른다. 그저 내 얘기가 하고 싶었는데 들어주는 이가 없으니 끄적거리기라도 할 공간이 필요했다. 빈털터리 36살 싱글맘과 ADHD를 앓고 있는 9살 아들의 이야기를 문학적으로도 잘 표현해내면 좋겠지만 실은 그것보다는 그저 정말로 내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나는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20년을 살았고, 대학생때부터 직장생활 하던 10년 동안은 전주에서 살았다. 그리고 이혼을 하자마자 아이를 키우며 3교대를 할 수 없어 바로 그만두게 되었고, 또 육아 문제로 인해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친정부모님과도 등을 지게 되었다.


  육아문제로 가족에게 부담을 주어 사이가 멀어지기도 싫었고 나 또한 인간적인 기대를 했다가 상처받는 그런 감정들을 겪고 싶지 않았다. 이미 가족관계가 충분히 나빴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전주에서 살아야 할 아무 이유가 없어졌다. 친정 가족들이 있는 군산이 내게 고향의 의미도 되지 못할 뿐더러 일도 그만 뒀으니 전주에 내 근무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어렸을 적부터 막연히 꿈꿔왔던 서울살이를 떠올리고 바로 이사를 와 버렸다. 단순히 서울에 가면 3교대가 아닌 일자리가 많지 않을까. 대학교 때 잠깐 휴학하고 서울에서 지내며 다녔던 교회 생각이 났다. 너무 잘해주셨던 좋은 기억이 많아서 그 교회 근처에만 터를 잡고 살아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살 것만 같았다.


  그렇게 광진구에 4000에 40짜리 반지하 투룸을 얻었다. 그때만 해도 직작생활하며 모아놓은 돈도 퇴직금도 있었다. 혼수로 샀던 아파트 세간과 아직 18개월된 아이 장난감이 워낙 많아 빛을 포기하고 넓은 공간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잘 살 수만 있을 줄 알았건만 혼자 아이를 키우며 6년이 지나고 나니 나는 서울 최저극빈층이 되어 한치 앞을 모르는 풍전등화가 되었고 아무 지인이 없어 너무 답답해서 글을 쓰는 브런치 작가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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