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신자 Nov 01. 2023

그리스도의 선물

에베소서

우리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선물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으니
《에베소서 4장 7절》


'선물'이라는 단어는 성경에서 보통 은사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8절을 근거로 저는 선물을 '하나님 나라' 내지는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는 능력'으로 해석하고자 합니다.

이 해석으로 7장을 들여다보면 이런 의미가 됩니다.

'우리 각 사람에게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는 분량대로 소망을 주셨으니' 혹은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는 분량대로 하나님 나라를 주셨으니'

즉,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갈 때에,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 나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는 능력(은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저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손을 크게 다친 작업자를 병원까지 데려다주는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회사 근방에 있는 병원으로 이동하여 진료를 볼 때까지는 불의의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진료하는 전 과정을 그분과 함께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술해야 할 정도의 부상이라는 진단에 30분 거리의 대형병원으로 이동이 결정되고, 이동하는 중간에 계속해서 걸려오는 업무전화와 산재처리로 인한 업무발생으로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옆에 고통을 당한 분보다 오전 내내 밀리게 될 일들에 마음이 쓰이고, 그것들이 머리와 마음을 모두 분주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두 자릿수의 대기번호와 지지부진한 기다림은 '일이 많이 바쁘니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라는 말로 고통을 당하는 분을 향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던 가운데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지 못했구나. 아픈 사람의 위로가 되지 못하고 함께 슬퍼하지 않았구나. 그렇기에 하나님 나라를 누릴 기회를 잃었구나.

그래서 황급히 전화버튼을 눌러 그분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수술은 잘되었냐고, 끝까지 신경 써주지 못해서 죄송하고 통화상으로만 걱정하는 저를 용서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대답하셨습니다. 병원까지 운전으로 데려다준 것만으로 고마운데, 이렇게까지 신경 써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분의 응대가 너무 감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반응을 통해 뒤늦게나마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일하신 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