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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Dec 04. 2023

지금 가장 기다리는 것

대림절

지금 제가 가장 기다리는 날은 이번 주 토요일입니다. 좋아하는 게임(POE)의 새 시즌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시즌 시작일을 위해 보통 저는 많은 것을 준비합니다. 특히나 시작 전 일주일은 온통 게임에 대한 기대로 가득합니다. 이번 시즌의 티저 영상 정독 및 시즌 콘텐츠 분석, 새 시즌에 키울 스킬 선정, 캐릭터의 직업과 패시브트리 및 장비 아이템 빌드업 과정을 연구합니다.

금요일 밤에는 시작일인 토요일이 정말 기대되는 나머지 잠을 자지 못합니다. 심장이 계속 거세게 뛰고, 머릿속은 연구된 것이 미흡한 게 없는지 하나하나 검증합니다. 그러고 있으면 알람이 울립니다. 새벽 3시입니다.

새벽 5시 오픈이라 빠른 접속을 위해 새벽 3시부터 준비를 합니다. 업데이트를 빨리 진행해 4 자릿수의 대기번호를 받는 순간 기다림이 절정에 이릅니다. 만약 이때 거울을 봤다면 그 어느 때보다 제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음을 발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럴 수가! 주일 예배에 찬양인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 찬양인도를 제가 준비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위에서 설명한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저는 심한 유혹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몇 달간 간절히 기다렸던 시즌 시작일인데. 새로운 게임에 대한 기대로 일주일이 정말로 행복할 텐데. 심지어는 다른 찬양 인도자에게 양해를 구해볼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아주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지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 속에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을 때, 오늘의 말씀이 제게 다가옵니다.


"사로잡힐 사람이라면 사로잡힐 것이며 칼로 죽임을 당할 사람이라면 칼에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에게는 인내와 믿음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계 13장 10절》

사탄은 반드시 멸망할 것이니, 그리스도인은 지금 당장에 일어나는 사탄과 적그리스도의 부흥을 보며 낙심하지 말고 인내와 믿음을 지키라는 뜻의 말씀입니다.


오늘 이 말씀은 저를 향한 하나님의 탄식으로 들려옵니다.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는 것만큼 큰 기쁨과 설렘으로 나를 기다려 보았니? 사라질 것과 영원한 것 중 무엇을 기다려야 진정 너에게 참 기쁨과 행복을 주겠니. 네가 지금 기다리는 것이 진정으로 기다려야 할 의미가 있는 것이니."


하. 하나님께서 탄식하시며 말씀하시기에 그 앞에서 결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의 새로운 시즌을 기대하며 준비하는 것을 포기하겠습니다. 주일 우리가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그 순간을 기대하고 소망하겠습니다. 순전함과 정결함으로 구별된 삶을 통하여 예수님 오실 그때를 기다리겠습니다.


기다림의 결단에는 분명 믿음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소망하옵기는, 불안한 믿음과 싫은 것을 억지로 참아내는 인내가 아니라, 굳건한 믿음과 기쁨을 참아내는 인내로 예수님 오실 성탄절을 기대하고 기다리기를 원합니다. 그런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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