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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Mar 14. 2024

가난한 자의 갈망, 억눌린 자의 소망

시편

그러나 가난한 사람이 끝까지 잊혀지는 일은 없으며, 억눌린 자의 꿈도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시편 9편 18절》


사람은 모두 가난합니다. 사람은 모두 억눌려 있습니다. 우리는 영혼 자체가 억눌리고 결핍되어 있습니다.


존경하는 교역자님과의 대화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시내 한복판, 고층에 있는 카페에서 커다란 창문을 통해 길가를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때였습니다.

"모두 잘생기고 예쁘고 멀끔한 옷을 입고 모두가 정상인인 것처럼 거리를 활보하는데. 그런데 내 눈에는 모두 아픈 사람처럼 보인다. 너나 나나 동일하게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방금 전까지 바쁘고 목적 있고 활기차던 그 수많은 거리의 사람들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피골이 상접하여 공허한 눈으로 무엇을 좇는지도 모르는 채, 모두는 썩어가는 것들로 몸을 덕지덕지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에 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 부유합니다. GDP순위는 물론이고 해외여행의 규모, 평균임금의 수준을 보아도 세계에서 손을 꼽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체감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생활은 팍팍해지고 이웃과 가족 사이는 멀어지며 상대적인 박탈감과 만성적인 우울, 원인 모를 분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이 현실은 그리스도인이라 해서 전혀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런 현실을 보고 있으면 예수님을 찾아온 한 청년이 떠오릅니다.

예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한 사람이 달려와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그에게 물었다.
"선하신 선생님, 내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는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나님 한 분 밖에는 선한 분이 없다.
너는 계명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살인하지 말아라, 간음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거짓으로 증언하지 말아라, 속여서 빼앗지 말아라, 네 부모를 공경하여라' 하지 않았느냐?"
그가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나는 이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다 지켰습니다."
예수께서 그를 눈여겨보시고, 사랑스럽게 여기셨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네가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을 짓고, 근심하면서 떠나갔다. 그에게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가복음 10장 17-22절, 새번역


예수님이 부자 청년을 사랑스럽게 여기셨습니다.  재물이 많은 그였으나 여전히 그는 가난하고 억눌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을 억누르는 세상과 가난에서 자유로운 존재처럼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율법에서 자유하지 못했고, 자신이 가진 재산 때문에 가난해진 사람이었습니다.


동일한 일들이 지금 우리에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난하지 않다고 스스로를 여기기에 우리에게 진리의 갈급함이 사라졌습니다. 스스로가 자유하다 여기기에 우리를 교묘하게 억누르는 실체를 전혀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늘 시편 기자의 노래로 우리에게 선언하십니다. '가난한 자를 끝까지 잊지 않겠다! 억눌린 자의 소망을 내가 반드시 이루어 주겠다!' 그리고 하나님은 진짜로 이 선언을 이루셨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마르지 않는 갈증을 풀어주셨고, 사망이 억누르는 고통에서 우리를 해방시키셨습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인 여러분! 우리의 가난함을 회복합시다. 억눌림을 발견합시다. 우리가 진정으로, 영혼이 외치는 갈망과 소망을 절절히 느낍시다. 하나님께로의 갈급함을 회복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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