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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Oct 29. 2017

선한 것 하나 없습니다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남미워십

보소서 주님, 나의 마음을
선한 것 하나 없습니다.


교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나님께서는 제 마음에 이 찬양을 들려주셨습니다.

저는 영문도 모른 채 따라 부르다

맨 처음 두 가사에 마음이 턱 걸렸습니다.


저는 주님께 물었습니다.

아니 주님! 밤늦게까지 공부시간 다 내려놓고

열심히 주님 주신 일을 했습니다.

이 정도면 선하지 않습니까?


저의 물음에 주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너의 마음을 보렴"


은밀한 음성에 따라 곰곰이 마음을 묵상하자

주님께서는 저의 죄를 보여 주셨습니다.


제게는 친할머니가 있습니다.

최근에 위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을 하셨습니다.

저번 주 토요일에 부모님과 함께 할머니를 뵈러 병원에 갔습니다.

할머니는 야윈 두 손으로 저와 부모님을 맞이했습니다.

이야기 중간에 아버지께서 저에게' 할머니 손을 잡아드려라'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할머니 손을 잡는 것이 너무도 싫었습니다.

할머니는 아버지에게 당신의 손이 더럽다며 잡지 마라고,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물티슈를 뽑아 손을 이리저리 닦으셨습니다.

저는 끝까지 손을 잡지 않고 병실을 나왔습니다.


제가 손을 잡기 싫었던 그 마음은

사실 할머니를 향한 마음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특정 사람의 말을 맹신합니다.

할머니의 위에 이상이 생긴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때문입니다.

어떤 의사가 이 약이 좋다고 하면 할머니는 꼭 그 약을 먹습니다.

그렇게 먹는 약의 숫자가 10가지도 넘고,

이 밖에도 처방받은 약을 3 봉지 가까이 드십니다.

몸이 어디가 크게 아프거나, 질병이 있어 약을 먹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러니, 위가 버텨낼 재간이 있겠습니까.

하루는 제가 이 사실을 듣고 할머니에게 그만 약을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제 말에 대한 반응이 아닌,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화재를 돌렸습니다.

저는 할머니의 반응을 건성으로 대답하고, 약을 먹지 마시라고 다시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여전히 저의 말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고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습니다.

제가 저의 말을 들어달라고 사정을 해도 할머니는 저의 말에 대한 반응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위의 약의 문제뿐만 아니라 어떤 것에 관해서든 이 대화가 똑같이 적용됩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

그리고 할머니는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합니다.

수년째 저를 보며 똑같은 말을 합니다.

좋은 말도 한두 번이지

같은 레퍼토리를 수년간 수천번 들으면

정말 미칠 것 같습니다.

할머니의 이런 모습에 가장 고통을 많이 받으셨던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붙잡고 치매 검사를 하러 갔습니다.

저는 할머니가 분명 치매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치매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진단 결과가 다행이었지만,

저의 마음은 다행이란 생각보다 할머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더 크게 지배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할머니의 손을 잡지 않았던

저의 깊은 마음을 완전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마땅히 사랑해야 할 가족을 사랑하지 않던,

심지어 가족을 향해 증오를 품은

저의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통해

'선하지 않을까'하며 교만했던 저의 마음을 벌하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정말로 저의 마음에는 선한 것이 단 하나도 없음을

주님께서는 알게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저에게 죄를 알게 하시는 것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보혈을 의지하는 제게 해결할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마태복음 5장 23~24절입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다음에 꼭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마음을 다해 할머니께

사랑한다고 고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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