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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걍 Jul 01. 2020

약속의 땅


아름다운 계절은 끝났고 모두 그것을 알고 있었다 손끝에 매달린 빵 냄새 저문다 오후의 햇살을 으깨서 발라 놓은 바게트, 젖은 향기를 모아다 그린 라일락 나무 바람을 옷감처럼 두른 별이 빛나는 밤 그런 건 다 허전한 일이다 허무는 허전한 일


모두 기다리며 살고 있었다 수선화 피는 겨울을 배 가지 낭창한 봄날을, 입 안에 스민 버석함은 기름을 먹여도 나아지지 않아 반짝이는 것을 무모하다 부르면서 진주를 땋아 장식했다 꿀을 바른 입술로 세상에 없는 마음을 나누면서


벼를 베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삭을 줍기 위해 남의 밭을 일구는 사람들 높은 굴뚝에서 잘 구운 빵 냄새가 피어 오르면 굴뚝 위의 사람이 떨어져 내린다 향기나는 나무 위로 와락 피 냄새가 끼친다 기차가 지나간다


땅에는 뼈가 있어 바람을 날카롭게 낚을 수 있다 이 땅에는 아직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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