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업무 중에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신규 대행 관련한 문의였다. 상대방은 다짜고짜 우리 홈페이지에 대해 아쉬운 점을 열거했다. 얼떨결에 혼난 느낌이 들었지만, 뜻하지 않게 회사 홈페이지에 대한 개선점을 얻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대화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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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OOO 입니다."
"지인에게 마케팅 대행 추천받아서 알게 되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어떤 것 때문에 문의주셨을까요?"
"제가 관심이 있어서 홈페이지를 살펴봤어요. 어떤 상품이 있나. 그런데 왜 이리 어려워요?"
"네? 어떤 점이 어려우세요?"
"아니, 내가 스크립트 설치에 관심 있어서 읽어보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나 같은 사람은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원."
"아, 그러세요? 쉽게 말해서 ~~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아~ 그렇구나.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보고 싶은데 도대체 어디서 봐야 하는 건지 찾을 수가 없어요. 아니, 포트폴리오가 중요한데 그걸 가장 크게 띄워놔야지 숨겨놓으면 모르잖아요. 가운데 텍스트보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던가 해야 사람들이 찾죠."
"네네, 포트폴리오는 두 번째 페이지 중앙에 하단 버튼 있죠? 거기 눌러보시면 나와요. 피드백 주신 것 저희가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궁금한 게 몇 가지 있는데, 이걸 메일로 정리해서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전화로 들으면 받아적기 힘들어서요."
"네, 그 부분 제가 간략하게 정리해서 전달 드리겠습니다."
"아이고, 고마워요~ 잘 읽어보고 연락드리도록 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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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종료돼고 멍- 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조금 경황없이 답을 드렸다. 사실 회사 홈페이지 내용이 어려운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 CTA 버튼 강조해야 하는 건 간과하고 있었다. 이 내용을 팀원에게 바로 공유했더니, 다들 놀란 눈치였다.
평소 홈페이지 개선에 대해 관심 있는 팀원이 눈을 반짝이며 "그분에게 다시 전화 걸어서 상세히 물어보면 안 돼요?"라며 되물어왔다. 내부적으로 보는 시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가 과연 신규 광고주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했다. 궁금하던 찰나, 때마침 이런 피드백이 오다니! 놀라움 반, 반가움 반이었다. 홈페이지 내용이 어려운 것은 타겟 자체를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대상으로 잡았기 때문에 그러했다.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를 고안하는 기회가 되었다. 덕분에 포트폴리오를 내용도 보완하고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하도록 수정했다.
이름 모를 신규 광고주의 의견으로 더욱 나은 홈페이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나비효과 같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갱작가의 말 : 이러한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이다! 아무래도 우물 안 개구리다 보니, 언제나 새로운 견해에 갈증이 있었다. 그나저나 해당 광고주로부터 아직 회신이 없는 거로 보아, 내 메일이 충분한 답변이 되지 않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