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띵- 했던 이야기
광고주 - "마케터님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연락드렸죠 ㅎㅎ 다름 아니라, 저희가 인하우스 마케터를 채용해서 이번 달까지만 진행하려고요. 대행사와 인하우스 마케터 둘 다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어서요."
나 - "아, 그러세요? 그럼 이번 달까지만 진행해드리겠습니다!"
겉으론 침착했지만, 속으론 당황스러웠다. 평소 잘 관리해줬다고 자부했던 광고주 측에서 돌연 대행 종료 의사를 보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광고주 측이 젠틀맨 유형이라서 떠나간다니 아쉬웠다. 꽤나 오랫동안 담당했던 계정이라 시원섭섭했다. 그래도, 인하우스 마케터를 채용했다는 건 그만큼 초기보단 많이 성장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으니까 마음을 다독거렸다.
(*인하우스 마케터 = 기업 내부에서 일하는 마케팅 직원)
남은 시간 동안 극 소액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관리는 수월했다. 그래도 헤어질 때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끔 잘 운영이 되고 있나 살펴보는 정도? 그런데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페이스북을 살펴보던 중, 해당 광고주의 권한이 <어떤 곳>으로 할당되었다는 알람을 발견했다. "어! 이게 뭐시다냐." 당황스러운 마음에 초록창에 <어떤 곳>을 검색해봤다. "IMC 마케팅 대행사..? 오오, 딱 걸렸어." 나한테는 사정이 있다고 했는데, 뒤에서는 다른 곳과 소통하고 있었다니! 나 홀로 광고주 브랜드와 썸 타고, 데이트 계획까지 세웠건만 사실 그게 아니었다는 듯 김칫국 두 사발 먹은 기분이었다. 아예 이 사실을 몰랐다면 좋게 마무리되었을 텐데! 허허.
그래, 광고주도 이익 집단일 뿐이지. 애써 덤덤한 척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바로 넘어가는 광고주도 있고, 평소 2-3개 대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며 성과가 제일 높았던 곳으로 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구글애널리틱스에서는 다른 계정도 보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우린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 대행사가 신경 쓰인다.
@갱작가의 말 : 내가 이 광고주 때문에 밤 12시 넘어서까지 신경 쓴 게 몇 번인데.. 나는 무엇을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허비했는가 이럴 때면 참 허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