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요식업계가 타격을 받은 지는 이미 오래지만, 일 년 중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연말연시는 그 충격이 더욱 컸다. 지난 연말에 '테이크아웃으로 상점가를 응원하자!'는 캠페인이 진행됐다. 우리 과에서는 연말연시 연휴에 맛있는 것도 먹고 캠페인에도 동참하기 위해, 송년회에 사용할 예정이었던 과 회비를 각자 테이크아웃하는데 보태도록 지원해줬다. K와 M과 나는 연말에 카레 세트를 주문하고 남은 지원금으로 수제버거를 사 먹었다. 사실 중국요리가 먹고 싶었는데 테이크아웃 하는지 알아보는 거며 음식 받으러 가는 것이 귀찮아 집이 가는 길에 있는 수제버거로 타협을 봤다. 바짝 구운 베이컨에 각종 소스를 듬뿍 바른 수제버거는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었다. 양파스프는 마시기 좋게 식어서 좋았지만 그만큼 감자튀김은 눅눅해져서 아쉬웠다. 나는 맥주 한 캔, 두 사람은 칵테일 한 잔을 마시고 살짝 알딸딸한 상태에서 각자 집에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