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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Jun 18. 2021

천안문 광장

낯선 설렘: 중국 / 영원히 지지 않을 중국의 별

#천안문 #중국 #마오쩌둥 #광장 #공산국가




천안문 광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여권이 필요하다고 매니저가 귀띔을 해줬다. 

엥? 천안문 광장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아, 맞다, 여긴 중국이지. 


그래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만약에, 우리나라 여의도 광장에 나들이 차원에서 들어가려고 할 때, 

신분증 검사를 한다면 우린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최근, 천안문 광장에는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한 시위나 농업 정책의 실패로 거리에 나앉은 농민들의 시위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위가 자주 일어나고 있어 경비가 삼엄해져 검열 또한 평소에 비해 강도가 높은 듯했다.


그렇게 도착한 천안문 광장은 다른 곳과는 달리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느낄 수 없었던,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임을 충분히 상기시키고 있었다. 


천안문 광장을 돌아다니는 경찰과 군인은 수시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불시검문을 했는데, 

8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모습을 자꾸만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였을까? 

여차하면 어디론가 끌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괜히 경찰이나 군인과는 마주치지 않도록 살짝 피해 다녔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기분이 그런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나에겐 여권을 제시하라는 경찰과 군인은 한 명도 없었다. 

비니 모자에 짙은 색안경을 쓰고, DSLR 카메라를 들고 있었기에,  

딱 봐도 이방인이라는 게 느껴지니, 별다른 신분 검열은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경찰과 군인,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이 엉켜 있는 넓디넓은 천안문 광장을 가로질러 

붉은색의 천안문 가운데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걸려 있는 마오쩌둥의 커다란 초상화를 만났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창립자인 마오쩌둥은 중국인에게는 신과도 같은 존재인 듯했다. 

정치가의 초상화를 박물관이 아닌 일반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는데, 

천안문 정면에 걸려 있는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는 

그가 중국에서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천안문에 걸려 있는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혹시 못 찍게 할까 걱정했는데 경찰도 군인도 내가 불편하지 않게 자리까지 피해 주며 편의를 제공했다. 

아, 어쩌면, 마오쩌둥은 이미 관광 상품의 하나가 되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천안문을 지나,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고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웅장할 것만 같았던 고궁은 기대와는 달리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잔뜩 들어서 있었고, 

그로 인해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는 느낌보다는 동네 유원지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고궁도 여기저기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떠야 했다.

 

중국 , 베이징 / 천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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