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현 Sep 24. 2021

인사에 인색한 우리

낯선 설렘: 일본

등산을 하다 보면, 

한적하고 좁은 산길 위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람끼리 반갑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힘든 고생(?)을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이 동해서 일 수도 있고, 

'난 나쁜 산적(?)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뭐든.

인사는 좋은 일을 함께 동반하지, 나쁜 경우가 생기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 뭔데 인사를 해?

- 너 지금 나한테 인사를 했냐?


이런 상황이, 공감가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는 참 인사에 인색하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끼리도,

그냥 오가며, 눈인사 정도는 해도 되는데. 


할 수는 있는데, 

받아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히려, 별 이상한 사람 보겠다는 눈빛을 잠깐 비추고, 

시선을 급하게 돌려서 머쓱하게 만들곤 한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 경우가 많다. 


여행을 하면서 마주치는 외국인들과는 

가볍고 유쾌하게 인사를 하는데, (당연히 모르는 사람끼리)

한국인들끼리는 이상하게 인사조차 피한다. 


이상하게, 한국사람은 한국사람을 만나면 외면하기 바쁘다.

오히려 서양사람은 생판 뭐 하나 연결되어 있는 부분도 없는데,

눈이 마주치면, 살짝 웃어주거나 손을 흔들어 준다.


그러니까. 

외국인에게 인사를 하는 것 보면, 

우리에게도 인사를 하려는 기분이 분명 있는데,

왜 그걸 한국인들끼리는 억누르는지 모르겠다. 

(아, 이유는 알지,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고 머쓱해지는 경험을 해봤으니까.)


일본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했다. 


현지인인 줄 알고 말을 붙였다가 

자신은 한국사람이라고 하기에 오히려 난 더 반가웠는데, 

어라.... 상대방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자마다 말투부터 딱딱하게 바뀐다.

(일본 말투가 워낙 나긋나긋해서 의도치 않게 비교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무슨 캠페인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여행 중 한국인을 만나면, 

"즐거운 여행!" 정도의 짧은 인사말이라도 하자는 것.


돈 한 푼 안 들고,

서로 기분도 좋아지는데,

안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매거진의 이전글 맥주 맛있게 마시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