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현 Oct 05. 2021

아는 만큼 본다

낯선 설렘: 일본

아는 만큼 본다는 말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말이다.


다만, 

난 여행 전에 미리 이리저리 사전 정보를 모으는 타입이 아니라, 

지도를 보면서 루트 정도만 짜고, 

그곳에 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는 크게 염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리저리 거닐다가 남들이 모르는 마법의 장소를 발견하기도 하고, 

로컬 사람들만 아는 소박하지만 꽤 흥분시키는 맛집을 찾게 되기도 한다. 


이때, 

느끼는 쾌감이란. 

마치 보물을 찾아 헤매다가 마침내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하지만, 

뒤늦게 지도를 꺼내 찾아보면, 

내가 사전에 정보를 얻지 못했을 뿐, 이미 유명한 곳일 때도 있다. 

뿐만 아니라, 내 흥미를 끌 꽤 괜찮은 곳을 이미 지나쳐 왔음을 깨닫기도 한다. 

그렇게 왔던 길을 돌아간 적도 많다. 


그때,

아, 아는 만큼 보는 건데. 

미리 좀 검색 좀 많이 할걸. 한다. 


토초마에에 "러브" 조각상이 있다는 걸,

토초마에에 다녀와서 알게 된 순간에도 그랬다. 

 

아는 만큼 본다.


토초마에의 러브 조각상을 보고 오면서, 

분명 이곳엔 내가 사전에 검색하지 않아서 놓치는,

수많은 멋진 풍경들이 숨겨져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여행은 한 권의 책이 아니라서,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꼼꼼하게 다 훑어볼 수가 없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360도를 돌아본다고 해도, 

분명 시간에 따라 변하는 건데, 24시간을 한자리에 머물 수도 없고, 

그렇게 여행을 하다가는 내 수명을 다 해도 우리나라 정도도 다 볼 수 없지 않을까.


결국, 

아쉬워도 놓쳐야 할 건 놓쳐야 여행이다. 

 

부디, 

다른 누군가가 찾아내서,

나중에 내가 무릎을 치며 아까워하도록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그 아쉬움은.

내가 다시 그곳을 찾아,

다시 한번 여행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멋진 여행 사진을 얻었을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