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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Oct 07. 2021

사실 젊은 사람은 거의 안 와

낯선 설렘: 중국

#중국 #상해 #상하이 #예원




“어디 갈까?”

C가 물었다. 


“좀 더 예원 안으로 들어가자.”

내 말에 C는 알겠다며 앞장서서 걸으며 놓치지 말고 잘 따라오라고 한다. 


C에게 난, 

성인이기보다는 어린아이 마냥 잘 챙겨줘야 할 것만 같아 보이는 모양이다. 

현지인에게 외국인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보인다는 걸 알고 있다. 


모처럼 받는 에스코트가 마냥 즐거웠던 나는 

미소를 감춘 채 묵묵히 C를 따라다녔다. 


온통 화려한 전등으로 치장한 예원은 무척 아름다웠다. 


“이런 예스러운 곳이 좋아?”

“중국의 전통적인 모습 아니야? 좋은데?”

“아니, 내 말은 원래 이런 걸 좋아하냐고."

 

사실 젊은 사람들은 여기에 거의 안 오거든. 

왠지 고리타분하잖아. 

나도 어렸을 때 할머니 손잡고 왔던 게 전부야. 

어딜 가나 젊은 사람들은 똑같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금은 다른 것 같아서 물어보는 거야.


음. 

그러고 보니.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사동에 가끔 가지는 하지만, 

그건 맛있는 동동주를 마시기 위해서지, 

우리나라의 옛 문화를 일부러 찾아다닌 적은 없었다. 

대학교 때, 과제를 위해서 고궁을 찾은 것 말고는. 

내 방엔 그 흔한 하회탈 열쇠고리조차 있지 않았다. 


그런데 난 왜 여길 온 걸까?


갑자기 여행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왜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보려고 하지?

정작,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문화에는 관심조차 없으면서. 


게다가 기껏해야 2~4일 머무는 게 전부인데. 


물론,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둘러보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냐마는.

날 돌아보자는 것이다. 


분명, 내 시간과 내 돈을 투자해서 여행을 하고 있는데, 

난 왜 내가 관심도 없는 곳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있을까?


마치 그래야 하는 것처럼. 

마치 그래야 여행을 한 것처럼. 


그렇게 한 여행은?

누구를 위한 여행이지?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하는 여행도 아닌데. 


내 표정을 읽었는지, 

C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날 바라보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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