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중국
#중국 #상해 #상하이 #예원
“어디 갈까?”
C가 물었다.
“좀 더 예원 안으로 들어가자.”
내 말에 C는 알겠다며 앞장서서 걸으며 놓치지 말고 잘 따라오라고 한다.
C에게 난,
성인이기보다는 어린아이 마냥 잘 챙겨줘야 할 것만 같아 보이는 모양이다.
현지인에게 외국인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보인다는 걸 알고 있다.
모처럼 받는 에스코트가 마냥 즐거웠던 나는
미소를 감춘 채 묵묵히 C를 따라다녔다.
온통 화려한 전등으로 치장한 예원은 무척 아름다웠다.
“이런 예스러운 곳이 좋아?”
“중국의 전통적인 모습 아니야? 좋은데?”
“아니, 내 말은 원래 이런 걸 좋아하냐고."
사실 젊은 사람들은 여기에 거의 안 오거든.
왠지 고리타분하잖아.
나도 어렸을 때 할머니 손잡고 왔던 게 전부야.
어딜 가나 젊은 사람들은 똑같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금은 다른 것 같아서 물어보는 거야.
음.
그러고 보니.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사동에 가끔 가지는 하지만,
그건 맛있는 동동주를 마시기 위해서지,
우리나라의 옛 문화를 일부러 찾아다닌 적은 없었다.
대학교 때, 과제를 위해서 고궁을 찾은 것 말고는.
내 방엔 그 흔한 하회탈 열쇠고리조차 있지 않았다.
그런데 난 왜 여길 온 걸까?
갑자기 여행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왜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보려고 하지?
정작,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문화에는 관심조차 없으면서.
게다가 기껏해야 2~4일 머무는 게 전부인데.
물론,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둘러보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냐마는.
날 돌아보자는 것이다.
분명, 내 시간과 내 돈을 투자해서 여행을 하고 있는데,
난 왜 내가 관심도 없는 곳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있을까?
마치 그래야 하는 것처럼.
마치 그래야 여행을 한 것처럼.
그렇게 한 여행은?
누구를 위한 여행이지?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하는 여행도 아닌데.
내 표정을 읽었는지,
C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날 바라보고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