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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Oct 09. 2021

7시 22분

낯선 설렘: 중국

#중국 #선전 #심천




이른 아침, 갓 구워낸 빵을 먹고 싶어 거리로 나온다. 

밤새 어둠을 밝혔을 가로등이 하나둘씩 잠들기 시작한 거리에 

빵과 함께 따뜻한 커피를 사들고 근처 공원으로 향한 시간은 7시 22분. 


거리는 하루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금세 붐비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어딜 가든 사람들 사는 모습은 똑같은 것 같다. 

숙제를 깜박한 학생은 선생님께 혼나지 않을까 미리부터 걱정을 하고,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이 남아 있는 직장인은 조금이라도 서둘러 직장으로 향한다. 

오늘은 손님이 좀 있을까 하는 조그만 희망을 안고 가게를 열고 문 앞을 청소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한가롭게 보였던 도로는 갑자기 쏟아져 나온 차들로 벌써부터 요란하다.


똑같은 7시 22분인데도 오전 7시 22분과 저녁 7시 22분은 다르다. 


잠들었던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면 거리엔 

하루를 마감하는 사람들이 녹초가 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데이트를 하기 위해 한껏 치장한 연인들은 자신의 반쪽을 만나 꼭 안아주기 바쁘다. 

하루 동안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술집으로 들어간다.


낯선 거리의 풍경인데 낯설지 않다. 

내가 살던 그곳도 지금,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가 또 반복되고 있겠지. 

다시 돌아가면 나도 다시 그 전과 똑같은 삶을 다시 반복하며 살아가겠지. 


변한 건 아무것도 없겠지. 

7시 22분. 


어딜 가나 사람 사는 모습은 똑같다.

내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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