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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Oct 12. 2021

닮은 사람

낯선 설렘: 중국

#중국 #홍콩 #포토에세이




왠지 반가웠다.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이었지만, 

나와 닮은 모습에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느낌이 들었다.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모습에서 

나를 볼 수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진 않았지만, 

우리는 계속 마주쳤다. 

여행지에서 가려는 곳은 대부분 비슷하다. 

비슷한 루트로 움직이게 된다. 


내가 사진에 담으려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도 매력적으로 보였던 모양이었다.

사진을 찍고 주위를 둘러보면 어김없이 그녀도 

내가 찍은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때로는 내 맞은편에 서서, 

때로는 내 옆에 서서.


우연히 만난 나와 닮은 사람. 

같은 취미를 갖고 있고, 

같은 것을 좋아하는 모습에 반가웠지만, 

그녀와는 끝내 인사를 나누진 않았다.

 

행여라도 그녀의 카메라에 

내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는 

나만의 즐거운 상상을 

굳이 깨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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