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터키
나를 태운.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함께 패키지여행에 참가하는 사람들)를 태운 비행기가 터키를 향해 날아간다.
비행기 안에서는 (이상하게 맛있는) 기내식이 2번이나 나왔다.
타자마자. 그리고 아침쯤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무척이나 긴 비행시간을 견뎌내고 있는데,
자매끼리, 사촌끼리, 친구끼리, 가족끼리.
그 사이에 덜렁 혼자 온 나는, 참 서먹했다.
그래서 난,
비행기 안 대부분의 시간을 조용히, 가지고 온 책을 꺼내 읽었다.
(물론, 눈에 들어오지는 않아서 꺼내 만 놓았지 제대로 읽지는 못했다.)
차라리 전부 다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늘 하던 혼자 떠나는 여행이었기에 별 느낌 없을 텐데,
어쨌든 패키지라, 내가 속한 그 그룹 안에서,
나만 빼고 다들 자기의 짝들과 오순도순 수다를 떨며 여행의 설렘으로 들떠있으니까,
뭐랄까.... 왠지, 왕따가 된 느낌?! 이 들었다. T^T
물론, 그 기분이
여행을 떠나는 거대한 즐거움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대로 계속 혼자 이동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무튼,
그래도,
처음이니까.
너무 나서지는 말고.
가이드가 나눠준 스케줄표를 훑어보았다.
생전 처음 들어본 지역들.
참고 사진이 함께 들어있었지만, 사진을 봐도 여기가 어딘가 싶은 건 마찬가지였다.
아 몰라.
알아서 데려다주겠지.
패키지의 장점은.
아무 생각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게 아니던가!
그래도, 루트는 한번 훑어보았다.
가로로 긴 모양의 터키.
그걸 딱 세로로 절반 나눈 뒤,
서쪽 지역을 크게 원을 그리듯 돌아보는 루트였다.
동쪽은 전쟁지역도 있고, 좀 위험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터키는 참 위험한 지역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아직은 전쟁 중인(휴전 중인)
우리나라야 말고 절대적으로 여행해서는 안 되는 위험국가가 아닐까?
그래, 터키도 그런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당연히 안전하겠지.
살짝, 긴장도 되는.
하지만 설렘이 더 큰.
터키로 곧.
우리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