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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Jan 23. 2022

패키지도 여행이다_카파도키아, 인간과 자연의 합작품

낯선 설렘: 터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달리고 달려, 카파도키아에 도착했다.

일행은 모두 상당히 들떠있었다. 

터키 여행의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스타워즈의 촬영지였다는 소문도 있고, 

스타워즈의 촬영지라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 그냥 참고만 되었다는 소문도 있고,

그마저도 다 소문이라는 소문도 있는,

무엇이 진실인지 찾아보기는 귀찮고, 

조지 루카스에게 문의 메일을 넣을 열정도 없는. 

결국 소문이 사실이던 아니던 상관없는 나에게, 


카파도키아는, 

스타워즈의 네이밍을 빌리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 넘치는 곳이었다.

(쌍 따봉 드립니다.) 


인기가 있는 장소인 만큼, 

카파도키아에는 사람들을 태운 버스와 차들이 계속해서 오갔다. 

누구는 바이크를 타고 왔는데, 어찌나 부럽던지. 
나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바이크를 타고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위험하기도 하고, 

목이랑 등이 홀라당 탈 것 같은 걱정도 들지만, 

부릉부릉 거리는 바이크의 엔진 소리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유로움을 어떻게 참겠는가. 


거대한 바이크가 아니더라도, 

스쿠터라도 타고 여행하고 싶다. 


아무튼, 

카파도키아에는 

서로 다른 수많은 인종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모여들었고, 

그 덕에 이국적인 느낌이 훨씬 강하게 풍기는 곳이기도 했다. 


터키 시내를 제외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은 처음인 것 같았다. 


사실, 이곳은 트레킹 하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가 되어있다. 

경이로운 풍경이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걷기 참 좋은 곳이다.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들 사이로 지하도시, 암굴교회, 생활공간, 가게 등이 있는,

세계 유산 지역으로, 무척이나 방대한 지역이라, 

패키지로 잠깐 둘러보고 머물고 가기에는 무척이나 아쉬웠다. 

괴레메의 바위굴, 우치사하르의 바위 성체, 요정의 굴뚝, 낙타 바위, 바위 교회, 로즈벨리 길....

이 외에도 비슷하지만 다른, 새로운 장소들이 계속 튀어나오는 탓에, 

걸어도 걸어도 계속 걷고 싶어 진다.  


그래서, 

언젠가 다시(올 일이 있겠냐마는) 

터키에 오게 된다면 최소 1박 2일 정도는 날을 잡고, 

천천히 거닐어보고 싶은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새벽 열기구로 둘러보는 방법이 유명하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는, 

그동안 열기구 사고가 여러 번 난 후라, 열기구가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서 타고 싶어도 탈 수 없다는 가이드의 설명. 

(새벽에 올 수 있는 일정이 안돼서.... 거짓말을 한 건 아니겠지? ㅡ..ㅡ)


식사 시간이 되자 허기가 밀려왔다. 

식당은 특이하게도 암굴 식당, 실내는 상당히 거대했다. 

바위가 단단하지는 않더라도, 쉽게 팔 수 없을 텐데 인간은 참 대단하구나 싶다.

다만 창문이 없어서 좀 음침하고 어두웠다. 

눈앞에 요리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 

항아리 안에 담긴 케밥이 메뉴였는데, 맛은 보통이었다. 

요리 값보다는 장소 값이 아닐까 싶었다.  

 

여하튼,

우리는 아쉽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서 이동을 해야 했다. 



*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최적의 트래킹 장소는.

거대한 쇼핑몰이다. 

날씨 영향도 안 받지, 여름엔 시원하지, 겨울엔 따뜻하지.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풍경이 바뀌지, 

화장실도 바로바로 나타나지, 

그리고 충분히 걷게 되고, 운동도 되니까. 

(아, 물론 반은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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