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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Jan 26. 2022

패키지도 여행이다_양귀비를 왜 먹어?

낯선 설렘: 터키

그러니까. 


그 일(?)은 콘야에서 지중해가 보이는 안탈리아로 이동하는 길,

이름 모를 휴게소에서 벌어졌다. 

바로 양귀비와 마주하게 된 것. 


우리에게 '양귀비'하면 떠오르는 것이 아름다운 여인. 

그리고 아편이다. 

물론,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크게 떠오른다. 


봐서도 안되고,

만져서도 안되고,

취(取)해서도 안되고,

가져서도 안 되는.


금기를 넘어, 

ㅈ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황무지와 같은 곳에 있는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에는 거대한 나스레딘 호자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가는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기인에 가까운 유쾌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와 관련된 일화는 너무 많으니, 

인터넷에서 '나스레딘 호자'를 검색해봐도 좋겠다. 


그리고 그 휴게소에는, 

낡은 올드카가 2대 나란히 서있었는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영화는 크리미널 로드 무비 정도 되겠다. 

착한(?) 범죄자인 두 주인공이 

각자 서로 다른 도시에서 범죄를 저지른다. 


한 명은 은행을 털고 경찰에 쫓겨,  

다른 한 명은 보스의 딸과 사랑의 도피를 하여 갱들에게 쫓겨,

도망치다가 차에 기름이 떨어져서, 이곳 휴게소에서 도착하게 된다.  


더 이상의 도망에 지쳐있는 그들은, 

우연히 같은 휴게소 야외 테이블에 앉게 되는데, 

아, 어렸을 때 피 같은 우정을 나눴던 친구! 


은행털이범이 다른 두 사람의 사랑의 도피를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고, 

뒤쫓아오는 갱들을 막는 동안 두 사람은 도망치려고 하지만, 

의리가 있지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 

결국 되돌아가려고 하는데, 그 두 사람 뒤로 수많은 경찰차들이 다가오고.


은행털이범을 잡으려 온 경찰이지만, 

갱들과 총격전이 시작되고. 결국 일망타진을 하게 된다. 


교도소에 수감된 은행털이범.

그리고 그를 찾아온 친구와 연인.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잡히기 전, 서로 타고 온 차를 바꾼 그들은. 

거대한 돈을 가지고, 은행털이범이 출소하기를 기다린다. 


뭐... 이런 영화? 


갑자기 이야기가 또 옆으로 셌다. 


아무튼, 우리는 휴게소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가이드가 이 휴게소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면서 먹어보라고 했다. 


바로 양귀비 아이스크림. 


뭐라? 양귀비?

정확하게는 양귀비 씨앗이 섞인 아이스크림이다. 

물론, 환각.... 이런 건 없다. 

하지만 양귀비라는 이름만으로도 긴장이 된다. 


먹어볼까?

아니야, 괜히 먹는 건 아닐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이런.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다. 

그들의 부모들도 아이들이 내민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다. 


ㅡ..ㅡ

그냥 아이스크림이다. 


뭐랄까....

우리나라에 처음 온 외국인이.

마약김밥, 마약떡볶이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랄까?

ㅡ..ㅡ


그나저나.

정말 양귀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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