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위인.
자수성가.
지구인 약 80억 명 중에,
아니,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니,
그냥 우리나라 5천만 명 중에,
저런 수식어가 붙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손가락으로 세어보지 않더라도 분명 소수에 불과하다.
우리가 언제부터 소수자의 입장을 이렇게나 존중해 줬다고.
왜 1등이 되려고, 위인이 되려고, 자수성가를 하려고 발버둥 칠까?
나의 삶을 돌아보면.
나도 충분히 발버둥 거렸다.
학창 시절 분명 논 기억보다 공부한 기억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성적은 SKY 갈 점수가 안 나왔다.
회사에서도 분명 늘 벼랑 끝에 서있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일했는데,
퇴사를 한 지금, 돌아보면, 그냥 조그만 회사에 다녔을 뿐이다.
작가는 진심, 비타민D 부족으로 피부병이 생길 정도로,
밖에도 안 나가고 글만 쓰는데, 돌아보면, 생활에 보템이 될 정도의 대작은 없다.
ㅡ..ㅡ (쓰벌.... 이게 제일 가슴 아프네)
그러니까.
아등바등거려도 안된다는 말이다.
더 지랄같이 발버둥 쳐야지 된다는 말이다.
이미 내 기준에서는 충분히 열심히 했는데,
내 기준은 저 1등, 위인, 자수성가의 기준에 밀려 하찮은 기준이 되었고,
죽어란 한 내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지도 않은 모습이 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 왜!
왜 이렇게 발버둥 치면서 살게끔 강요당하는 걸까?
언젠가 캄보디아에 갔을 때,
가이드가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 있다.
다수의 캄보디아 사람들은 참 게으르다.
그건 나라가 더워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윤회'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의 삶이 정말 최악이라고 하더라도,
노력으로 극복하고 바꿀 생각을 하기보다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길 기다리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란다.
그래서 기도만 열심히 올린다고.
그러면서 참 한심하게 바라보는 가이드의 눈빛을 읽었다.
어랏! 무슨 기준으로 그들을 한심하게 볼 수 있는가?
주식 좀 올랐다고, 술 한 잔 사는 내 모습을 워랜버핏이 보면 한심하게 보겠지.
하루 종일 인스타그램에 매달려있는 내 모습을 주커버그가 보면 씨익하고 웃겠지.
아직 쓸만한 스마트폰을 2년마다 바꾸는 내 모습에 팀쿡이 좋아라 하겠지.
1등, 위인, 자수성가의 사람들이 보면,
나나, 저 어디 이름 모를 나라의 노숙자나,
노력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래서,
더 이상.
안 하기로 했다.
열심히 사는 거.
발버둥 치는 거.
안 해보려고 한다.
물론, 평생을 열심히, 발버둥 쳐온 우리는,
그걸 안하면 상당히 불안해진다.
그 불안함이 우울함이 될 정도로 심각하다.
그래서,
최소한.
일주일에 격일로.
안해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