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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Mar 11. 2022

그런대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만

1등.

위인.

자수성가.


지구인 약 80억 명 중에,

아니,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니, 

그냥 우리나라 5천만 명 중에, 


저런 수식어가 붙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손가락으로 세어보지 않더라도 분명 소수에 불과하다. 


우리가 언제부터 소수자의 입장을 이렇게나 존중해 줬다고.

왜 1등이 되려고, 위인이 되려고, 자수성가를 하려고 발버둥 칠까? 


나의 삶을 돌아보면.

나도 충분히 발버둥 거렸다. 


학창 시절 분명 논 기억보다 공부한 기억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성적은 SKY 갈 점수가 안 나왔다. 


회사에서도 분명 늘 벼랑 끝에 서있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일했는데, 

퇴사를 한 지금, 돌아보면, 그냥 조그만 회사에 다녔을 뿐이다. 


작가는 진심, 비타민D 부족으로 피부병이 생길 정도로, 

밖에도 안 나가고 글만 쓰는데, 돌아보면, 생활에 보템이 될 정도의 대작은 없다. 

ㅡ..ㅡ (쓰벌.... 이게 제일 가슴 아프네)


그러니까. 

아등바등거려도 안된다는 말이다. 

더 지랄같이 발버둥 쳐야지 된다는 말이다. 

이미 내 기준에서는 충분히 열심히 했는데, 

내 기준은 저 1등, 위인, 자수성가의 기준에 밀려 하찮은 기준이 되었고,

죽어란 한 내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지도 않은 모습이 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 왜! 

왜 이렇게 발버둥 치면서 살게끔 강요당하는 걸까?


언젠가 캄보디아에 갔을 때, 

가이드가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 있다. 


다수의 캄보디아 사람들은 참 게으르다. 

그건 나라가 더워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윤회'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의 삶이 정말 최악이라고 하더라도, 

노력으로 극복하고 바꿀 생각을 하기보다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길 기다리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란다. 

그래서 기도만 열심히 올린다고.


그러면서 참 한심하게 바라보는 가이드의 눈빛을 읽었다. 

어랏! 무슨 기준으로 그들을 한심하게 볼 수 있는가?


주식 좀 올랐다고, 술 한 잔 사는 내 모습을 워랜버핏이 보면 한심하게 보겠지.

하루 종일 인스타그램에 매달려있는 내 모습을 주커버그가 보면 씨익하고 웃겠지.

아직 쓸만한 스마트폰을 2년마다 바꾸는 내 모습에 팀쿡이 좋아라 하겠지. 


1등, 위인, 자수성가의 사람들이 보면, 

나나, 저 어디 이름 모를 나라의 노숙자나, 

노력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래서, 

더 이상. 

안 하기로 했다. 


열심히 사는 거. 

발버둥 치는 거. 


안 해보려고 한다.


물론, 평생을 열심히, 발버둥 쳐온 우리는,

그걸 안하면 상당히 불안해진다. 

그 불안함이 우울함이 될 정도로 심각하다. 


그래서,

최소한.

일주일에 격일로.

안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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