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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Apr 24. 2022

연봉이 얼마예요?

그랬던 때가 있었다.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무슨 일(직업)'을 하는지 물었었다. 

지금도 그렇게 묻는 사람이 꽤나 있다. 


뭐,

대화의 시작을 열기 위한, 

공통된 화제를 찾기 위함이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이 사람'이 나보다 나은 사람인지, 

아니면 대충 대해도 되는 사람인지를 

빠르게 판단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분명 직업에 서열이 존재했다. 


하지만, 

요즘은 직업을 대하는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진 건 사실 같다. 

직업과 직장이 자신의 신분이 되던 시절에서,

이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열린 것 같다. 


특정 직업을 예를 들어서 죄송하지만, 


의사라고 하면 존중해줘야 할 것 같고, 

(의사 중에 인격이 더럽고, 범죄에 연루된 사람도 있는데, 무작정 의사라면 존중하던)

검사라고 하면 머리 숙여야 할 것 같은,

(비리 검사도 많은데)


그런 사고방식에서,


의사도 월급쟁이고, 개원해도 망하기 일쑤고, 

검사도 결국 내 세금으로 일하는 공무원이지. 


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다고 사람에 대한 카테고리를 나누고, 

자신보다 나은(?) 사람인지, 막대해도 되는 사람인지를 

나누는 짓(행위)을 안 하는 건 아니다.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돈'이 그 기준을 한다. 


또다시 특정 직업을 예를 들어서 죄송합니다만, 


만화쟁이라며 폄하하던 직업도 웹툰 작가들의 억대 연봉이 밝혀지면서 

직업으로 무시하던 고정관념과 높은 연봉으로 존중해야 하는 가치관이 부닥치면서, 

묘하게 겉으로는 까면서도 속으로는 엄청 부러워하는 그런 이중적인 잣대가 생겨났다. 


예전에는 배달업이면 비하하는 단어를 붙여가며 업씬여겼지만, 

지금은 웬만한 회사원보다 더 높은 월급을 챙겨가기에 

(물론 종일 길에 나와 있는 위험한 일이고, 이것을 단순히 급여만으로 따질 수는 없지만)


정말 돈이 목적이라면, 

초반에 시드머니를 바짝 모으고, 

파이어족이 되려고 한다면,


이제, 

무슨 일을 하는지보다는, 

얼마를 벌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물론, 

돈과 상관없이,

그 일이 좋아서, 

그 일에 보람을 느껴셔.

그 일이 사회에 꼭 필요해서,

낮은 연봉에 열약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도 많다. 

(아니, 거의 다라고 믿고 싶다.)


그래도 세상은 변하고 있고, 

이제 사람들은 '김구라'처럼 자연스럽게 묻는다. 


"연봉이 얼마예요?" 

라고.


그리고 또 묻는다. 

"브런치에 글 올리면 돈 벌어요? 차라리 유튜브를 하시지."

라고.


하긴.

똑같은 콘텐츠를 올리는데, 

영상은 돈이 되고, 글은 돈이 안된다는 게.

좀 억울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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