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아는가? 아마도 90년대생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읽어보았을 것이다.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으니 모르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이 소설의 내용은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온 한병태가 교실에서 싸움 1등, 공부 1등인 엄석대와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엄석대는 교실에서 권력을 쥐어 잡고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하고, 갖고 싶은 건 뭐든지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이다. 소설 속 그 가상의 인물이 우리 반에는 실제로 존재했다.
그 녀석의 성이 ‘노’씨였으므로 여기서는 ‘노석대’라고 부르겠다. 노석대는 싸움서열에는 중상위권이었으나 우리 반에서는 1등이었으므로 아무도 건들 녀석이 없었다.
녀석은 권력을 등에 업고 하는 행동들이 점점 과격해지고 폭력적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여자 애들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때렸으니···.
우리들의 리더는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병태처럼 노석대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반에서 남자아이들과 다 같이 놀 때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야, 우리 노석대 함 밟자.”
“어? 밟자고? 니 미칬나? 우리 X 된다! 잘못하면 우리 진짜 X 된다고! 난 안 할 거다.”
“다 같이 덤비면 금마도 어떻게 못 한다. 한 번에 다 같이 덮쳐서 밟으면 된다.”
방금 전까지 재밌게 놀던 녀석들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그늘진 얼굴들만이 비-잉 둘러싸여 있었다. 상상만 해도 끔찍했는지 이건 아니다라며 교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말을 멈추지 않았다.
나 또한 불안했다. 노석대의 폭력적인 모습을 봤기 때문에 알 수 있다. 그 눈 뒤집어진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그런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의미로는 그때 그 리더가 참 대단했다고 본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온 걸까?
노석대는 이러한 사실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권력에 눈이 멀어 웃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노석대는 엄석대뿐만 아니라 모든 이야기에 나오는 악당 같았다.
특히 삼국지가 떠올랐는데 노석대는 동탁이었고 우리는 그 동탁을 물리치고 영웅이 되려는 자들이었다.
영화 타짜의 아귀가 이런 말을 했다.
“상상력이 너무 많으면 인생이 고달퍼~.”
자꾸만 노석대를 혼내주는 상상이 들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아이들을 제 멋대로 주물럭 거리는 저 동탁 같은 녀석을 물리치고 난세의 영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매일매일 드는 학교생활이었다.
https://youtu.be/jkFa7Ir_tas?si=aqTR9NSnWfF2HR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