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맞이한 담임선생님은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 대한 적개심이나 경계가 느슨히 풀려가고 있었고 교실에 흐르는 긴장감은 담임선생님이 교실에 계실 때만 느낄 수 있다.
담임선생님을 정말 쉽게 표현하자면 일명 ‘헐크’라 할 수 있다. 평상시는 정중하게 우리를 대했지만 우리에게 내린 지시나 충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엔 난폭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분노가 순간 급격하게 차올라 안경을 벗고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으로 우리에게 고함을 치면 우린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기 일쑤였다.
일주일이 조금 넘으니 조금씩 적응해 가는 우리였다.
이러한 환경에 적응을 하고 나니 불만의 목소리가 서서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새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있었다. 처음 교실에 들어와서 했던 걱정들은 이미 싹 사라지고 다른 걱정만이 한 곳에 모여있었다.
‘앞으로 저 헐크에게 눈도장 안 찍히기를!’
담임 헐크에게만 주의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같은 초등학교에서 올라온 점탱이가 중학교에서 처음 본 친구들에게 나에 대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원래 이렇게 조용하고 진지한 녀석이 아니며 굉장히 장난기 많고 까불기만 할 줄 알지 전혀 어려운 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친한 척을 하며 애들 앞에서 장난을 쳤다. 중간에 놀리기도 했는데 다른 녀석들에게 나를 놀리기를 권유했다.
나는 그 녀석을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점탱이 녀석은 씨-익 웃고는 가볍게 무시하고 계속 놀려댔다. 나와는 다르게 녀석은 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다른 초등학교 출신 아이들 몇몇은 이미 안면을 튼 사이였다.
나는 중학교에 입학해서 배정받은 1학년 반에서 아는 녀석이라곤 점탱이 밖에 없었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내 생존본능이 내게 말했다. 벌써 점탱이의 편이 생겼으니 함부로 나섰다간 내가 이 반의 놀잇감, 혹은 공공의 적이 될 것이라는 걸.
점탱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의 과거는 지우고 새로운 신분으로 세탁 중이었다.
자, 내 생존본능이 그 다음은 나에게 어떻게 해라고 했을까?
https://youtu.be/CPgPxGX6nNo?si=HYYQr7fQozYp5U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