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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 초반 이후에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영락공원에 갔다. 어차피 가봤자 사진밖에 없는데, 엄마도 볼 수 없는데 나는 이곳에 왜 온 걸까? 계속 걸어 올라가니 엄마 이름이 걸린 명패와 사진이 보였다.
“엄마······.”
사진을 보니 나도 모르게 엄마를 불렀다. 엄마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아니면 어떤 곳에서도 엄마는 존재하지 않는 걸까. 아마도 내가 죽어야 알 수 있는 거겠지. 사진은 토스트 장사를 할 때였던 거 같다. 손님들이 많아서 웃고 있는 모습을 엄마 사진만 오려내서 붙인걸로 보인다.
“엄마···.”
“엄마······.”
“······ 엄마.”
“······.”
목이 메여서 한 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엄마 사진을 손으로 계속 문지르다가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시간이 지나고 좀 진정이 되어 눈을 다시 떴다. 바닥에는 곱게 접혀있는 종이가 떨어져 있었다. 종이를 주워서 펼치니 글자가 보였다.
<호철이가 좋아하는 토스트 레시피>
이제 겨우 진정했는데······ 다시 또······. 몸에 있는 수분이 모자란 것처럼 느껴질 때 눈이 떠졌다. 레시피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그때 만약 뛰어내렸더라면, 한번 더 영락공원에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레시피를 발견하지도 못했다. 처음으로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볼 수 없지만 엄마의 토스트는 이제 맛 볼 수 있다. 병원에서 귀에다 대고 크게 못했던 말을 했다.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