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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는 브런치 소설 공모전에 제출할 글을 겨우 완성해서 올린다고 내 글을 올리지 못했다. 처음으로 내 글을 빼먹어서 그런지 조금은 찝찝하다.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올리려면 올릴 수 있었을 거 같긴 한데. 아니다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못 썼을 것이다.
브런치 소설을 완성하고 제출하니 뭔가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어떠한 형태로 끄집어낸다는 거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어찌 보면 창작의 시작과 끝을 이번에 처음 경험해 봤다.
창작의 시작단계인 아이디어를 내고 구성하는 일이 제일 재밌고 두근거리는 작업이라면 그걸 자연스러운 이음새를 짓고 끝까지 완성하는 게 힘들고 괴로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마냥 힘들기만 한 건 아니다. 왜냐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브런치북을 올리는 건 처음이라 실수로 다른 글을 올려 혼란을 일으킨 점은 적지만 소중한 독자님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무지한 저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독후감과 소설 공모전 도전은 올해로 끝이다. 이제 남은 건 올해 안에 웹소설을 올리는 것이다. 아직도 캐릭터와 세계관이 충분히 완성되지 못하고 한 줄짜리 시놉시스가 전부지만 어떻게든 해보려고 한다. 결과를 떠나서 이 모든 경험들이 나에겐 소중한 자산이 된다 생각하고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요새 들어 더욱 체감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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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소액이지만 매달 꾸준히 후원금을 기부하고 있었는데 그 재단에서 올해가 5주년이라면서 감사장과 바질 씨앗을 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살짝 울적한 마음도 나아진 듯하다.
집에서는 도무지 키울 수 없어 초등학교로 들고 갔다. 같이 일하는 이모님이 종이컵에 담아 물을 뿌려주셨다. 우리는 별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싹이 빨리 올라와서 신기하면서도 작은 기쁨이 났다. 생명의 기운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학교 출근은 12월까지라 많이 자란 모습은 못 보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키워보려 한다. 2024년은 나에게도 작지만 싹이 튼 연도다. 이 작은 싹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잘 잘라기를 바질을 보면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