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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Nov 02. 2023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20대 삶의 민낯에서 보는 삶의 진짜 가치들

오랜만에 책 리뷰를 해볼까 한다. 이 책은 취업 관련 영상을 보다 추천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내가 몸소 느낀 2030들의 삶이 부모세대와 어떻게 다르고, 그들이 어떤 인생에 젖어있는지 노골적이고 현실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문제해결은 못하더라도 우리 세대를 공감해 주고, 조금 더 나은길, 바람직한 길로 인도하는 이 시대에 몇 안 남은 값진 책이다.


 우리는 자기 계발에 중독되어 있다. 안 좋은 방향으로 변질된 자기 계발이다. 자기 계발은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스스로 이끌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2030의 자기 계발은 철저히 ‘취업’에 한정되어 있다. 취업을 하고 나서는 내가 좇던 게 끝나니 삶이 허무해지고 꿈을 잃어 방황한다. 주변에도 이런 이들이 많다.

 취업을 위해 학과 공부를 가려듣고, 회사에서 하는 대외활동에 참여하고, 스펙 쌓기에 몰두한다. 과생활에 집중하지도 않는다. 취업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토익이나 공인어학, 자격증을 한 단계 더 높은 것을 취득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나 또한 토익점수를 단 5점이라도 높여보기 위해 수없이 시험을 쳐봤기에 그 마음을 안다. 이제야 매주 일요일 아침, 토익시험을 차로 데려다주던 어머님께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건 더 높은 자격증을 따고, 토익점수를 높여도 똑같다는 거다. 취업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 한길만 가면서 내 삶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남을 깎아내린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 계속 똑같은 방향으로만 준비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본인은 명문대를 졸업했으니 기술직이나 공장에서 하는 일은 죽어도 하기 싫다는 거다.

 주변인들과 삶은 같으면서 늘 그 안에서 순위를 매기려 한다. 명문대와 지방대를 나누고 지방대사람들을 노력하지 않은 사람으로 치부한다. 일반화의 오류가 그들의 사고에 늘 심어져 있고 대학의 순위에 따라 인생이 나뉜다고 차별을 정당화한다. 실상이 절실히 드러나는 예가 서울의 대학교들의 과잠바다. 좋은 평가를 받는 대학교의 과잠바를 새내기는 마치 교복처럼 입고 다닌다. 그들도 그것이 자랑스러운 거다.

 서울대는 연세대/고려대, 그들은 성균관대, 또 그들은 건국대, 그들은 상명대, 또다시 그들은 성결대를 무시한다. 지금 20대는 스스로 정한 울타리 속 그 안에서 의미 없는 계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렇게 치면 전문대나 대학교를 나오지 않은 이가 사회에서 성공한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들은 이 자체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불법이나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치부한다.


다른 이를 평가하는 이토록 좁은 잣대 속 자기 계발은 본인 무덤을 파는 것이다. 자기 계발의 뜻이 뭔가? 더 나은 내일을 만나는 것이다. 맹목적인 취업을 위한 이런 준비는 자기 계발이라 할 수 없다.

 그 당시는 취업이 정말 목숨처럼 소중히 여겨지고,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훨씬 더 넓은 세상이 있었고, 다양한 방법으로 나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것이 뭔지 모르겠다면 그걸 찾는 행위 자체도 자기 계발이다. 취업에만 목숨 걸며 맹목적인 스펙 쌓기만 열중하는 건 자기 계발이 아니다.

 차별에 찬성한다는 제목처럼, 단순히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노력의 일부는 맞지만 그 사람의 생애를 평가하며 차별하는 건 과잉해석이다.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부모님이 갑자기 아파 병간호에 힘쓴다고 공부를 못해 실력발휘를 못했을 수도 있다. 경쟁력은 주변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하는 것이다. 이런 단편적이고 맹목적인 차별은 불공정하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자산이 10억이 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유명인이 되고. 우리는 이런 이들의 자기 계발서를 적극적으로 찾아 헤맨다. 그런 업적이 하나는 있어야만이 신뢰를 갖고, 그렇게 본인도 될 수 있다고 여긴다. 지금 그 과정으로 나아가고 있는 본인들의 노력과 희생은 왜 괄시하는가? 우리도 그렇게 될 건데.

 그들만 칭송하면서 대학/직장순위처럼 하나의 의미 없는 잣대에 매겨진 랭킹에 목숨걸기에는 20대가 너무 짧다.


 나의 가치는 드러내야 하고 남의 가치는 밟는 20대들의 생각이 진짜 그러하다면, 나의 가치를 다른 방향으로 내 삶을 바꿔보는 게 어떨까. 내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두면서 재밌게 해 보는 거다. 매력이 더 커질 것이다. 어차피 우리가 목숨 거는 그 취업도 스펙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사람을 본다. 그러면 남의 가치를 밟으려 하지 않아도 알아서 그들이 부러워하고 좋은 인상으로 본인을 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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