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모으는 것에 대한 소고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이 있다. 돈을 바랄수록 더 돈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작년부터 더 돈이 안 되는 일을 일부러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 돈이 목적이 될까 봐 두려워서다. 돈보다는 내 성향에 맞고, 좀 더 이 세상에 가치 있는 무언가를 할 때 내가 바라는몇 배이상의 돈을 벌어다 준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매번 말했지만 글을 쓰는 것이고,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 하는 거다.
거짓말 치지 마라고? 세상에 돈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위선자라고?
당연히 돈 너무 좋아한다. 나는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숨긴 적이 없다. 돈이 미치도록 많고 싶다. 많이 벌고 싶지도 않고 그냥 많이 가지고 싶다. 근데도 내가 이러는 이유는 진짜 삶의 본연적 가치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 보자는 거다.
요즘 브런치를 보니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낸다는 글이 유독 자주 보인다. 유명 연예인들이나, 브런치에서 출판사 미팅을 가지는 작가들이나, 운동선수들이나 모두 지금 그 위치에 있는 것은 하고 싶은 각자 개인의 무언가를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하면 내가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 그걸 하다 보니 주변에서 가만히 안 놔두고 연락이 오는 거다. 캐스팅, 스카우트 다 똑같은 개념이다.
우리 영화를 왜 보나? 게임을 왜 하나? 책을 왜 읽나?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다. 좋아하는 걸 계속하니 익숙해지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더 잘하게 되는 멋진 선순환.
돈은 무조건 그냥 따라온다. 그 돈이 얼마냐는 각자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떻게든 본인이 예상하지 못했던 경로로라도 돈 벌게 되어있다.
부자가 된다고는 장담할 수 없으나 돈은 100%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이 선순환을 하루라도 빨리 알았으면 한다. 나 또한 지금에서라도 이걸 느낀 게 감사하다고 여긴다.
대한민국에는 본인 분야에 지독한 열정을 갖고 자수성가를 이룬 사업가가 많다. 이들을 뒤로하고, 사업이라고는 1도 모르는 일 년 남짓한 일천한 봉사에 이걸 느꼈다는 게 부끄러우나 이 결론에 최종적으로 도달한일년간의 얘기를 해보려 한다.
나는 블로그로 자기소개서 첨삭을 무료로 진행했다. 내가 취업준비생을 직접 겪어봐서 그 아픔을 알기에 오로지 성취감과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시작했다.
주변 취업준비생을 보면서 조금 답답했던 면들이 보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글로 자기 어필을 잘하지 못하는 거다. 나도 잘하는 것이 아니지만 최소한 글을 좋아하고, 적어도 그들보단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조금씩 한두 차례 도와주다 보니 ‘나 덕분에 도움이 됐다, 취업을 할 수 있었다’며 최종합격후기 및 감사 메일이 몇 개씩 오기 시작했다.
그때의 기분은 연봉이 오른 것보다, 공돈이 생긴 것보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뿌듯함과 행복을 내게 가져다줬다.
누군가는 처음 내게 미쳤다고 했다. 실제로 주변에서 몇 명이 그랬다. 가장 가까운 가족, 엄마도 뭐라 했다. 바쁜데 집 오면 푹 쉬지, 돈도 안 되는 걸 왜 하고 있냐고 잔소리를 매일 들었다. 근데 몇 달 하다 보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몇 명이 댓글과 쪽지로 얼마든 돈을 줄 테니 첨삭을 해달라는 거다. 가격문의가 빗발쳤다. 누군가를 돕고자 시작한 일은 나에게 돈을 벌어다 주었다.
두 번째, 나는 멕시코에 살았어서 스페인어를 한다. 최근 뉴진스가 멕시코에 가고,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나 TV프로그램에 중남미가 자주 소개되면서 스페인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멘토링형식으로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세명 모아일주일에 한두 번 멘토링을 했다. 스터디카페에서 했고 음료는 개인부담 식으로 진행했다. 누군가에게 내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그들의 스페인어 실력이 조금씩향상된다는 걸 볼 때 희열을 느꼈다. 해외출장 및 업무과중으로 한동안 멘토링을 쉴 때에 또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멘토링 중 한 명이 돈을 원하는 만큼 줄 테니 스페인어 1:1 과외를 해달라고 요청 온 것이다. 난 그냥호의로 시작한 일이 돈을 또 벌어다 주었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살았던 경험과 팁을 조금씩 영상과글로 기록하고 알렸더니, 해외인턴십 면접관으로도 초청받았다. 수당도 받았다. 국민의힘 당대표, 외교부장관도 만났다. 무엇보다 내가 대학시절 그토록 바라고 꿈꿨던(심지어 한번 낙방함) 두 번째 도전만에 간 해외인턴십의 면접관까지 하게 된 거다. 누군가가 돈을 줄 테니 기고를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조금이라도 이 미국, 멕시코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쓴 글과 영상이 소중한 기회를 안겨줬다.
사실 세려면 수도 없이 많다. 브런치 글쓰기도 그냥 타인뿐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주고자 시작한일인데 출판사에서 연락 와 책도 두권이나 출간했지 않나.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이 모든 값진 경험은 내 삶의 본연적 가치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다. 돈은 그냥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헬스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돈 때문이 아니더라도 트레이너를 파트타임으로 한번 해봐라고 권했다. 어차피다 경험이니까.
“에이, 형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라는 답변이 들려온다. 당연히 많다. 걷는 놈 있으면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있으면 나는 놈 있다. 나는 답변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진짜 아무것도 못한다고.
이건 능력과 재능문제가 아니다. 그냥 내 돈, 시간 신경쓰지 말고 내 능력으로 상대방을 한번 도와보는 거다. 단, 딱 하나 조건이 있다면 당연히 그 도움을 받는 상대방보다는 그 분야에서 더 잘해야겠지. 그게 실제로 가치 있는 선행이라면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인다. 두 배, 세배로 돌아온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 돈을 모으기 전에 사람을 모아야 한다. 나만의 개성과 재능, 콘텐츠, 본인의 스토리로 먹고사는 시대다. 비연예인 기안84가 연예대상을 받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퍼스널 브랜딩이 유행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사람을 모으는 것이 곧 성공이고, 이게세일즈와 마케팅의 시작점이다. 주변에 사업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 한 번 물어봐라. 사람에게 신뢰를 주고 사람을 모으는 것이 첫 번째라고 할 것이다.
태어난 건 내 마음대로 태어난 게 아니지만, 기회는 사람이 준다. 돈도 사람이 준다. 매사에 적용가능한 논리다. 자영업자에겐 손님(사람)들이 와서 팔아주니 돈이 되고, 회사원에겐 더 높은 직위의 사람이 승진을 시켜주니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사람에게 선한 가치를 주는 것이 결국은 나를 더 잘살게 만드는 이 세상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믿는다.
오늘 하루도 이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자.
나는 뭘 도울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