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그리 Jul 29. 2024

완전 럭키비키잖아?

7월, 경주의 단어들: 원영적 사고

‘장카유설’을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현세대 아이돌 외모 4대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장원영, 카리나, 유나, 설윤. 이 중에서도 탑은 아이브의 장원영.

외모뿐 아니라 평소 늘 여유 있고 긍정적인 사고로 현세대에게 ‘원영적 사고’라는 신조어를 퍼트린 장본인이다. 럭키비키(Lucky+ Vicky)라고 일상생활에서 말한다. (Vicky는 장원영의 영어이름)


예를 들어보겠다. 어제 나는 경주 유명한 카페에 갔다. 카페가 좁아 자리가 없었다. 날이 더워 실내에서 쉬면서 여유를 즐기고 싶었는데 좀 기다려보다 도저히 자리가 안나 아쉽게도 테이크아웃을 해서 나왔다. 처음엔 짜증이 났지만 벤치에 앉아 커피를 먹으며 경치도 감상하고 오히려 더 여유를 만끽했다. 막상 나와보니 큰 나무가 아래에 있어 덥지도 않았다. 그렇게 놀다 일어서서 바로 앞 쓰레기통에 다 마신 커피를 버렸다. 친구가 쓰레기통을 보더니 이렇게 이야기한다.


“왕릉 사진도 찍고 바람도 맞고 쓰레기통도 바로 앞에 있고 완전 럭키비키잖아!”

이처럼 생각지도 않았는데 원하는 대로 모든 게 이루어질 때 하는 말이다. 장원영은 초긍정사고를 전파한 행복전도사나 다름없다. 장원영뿐 아니라 주변에 이런사고를 갖고 주체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이 많은데, 예시는 무궁무진하다. 또 다른 내 친구는 최근 이직한 곳의 연봉이 낮고 일이 많아 스트레스받는 본인의 상황을,

“어차피 돈 쓸 시간이 없는데 돈도 없어서 럭키비키네”

라고 한다. 이런 초긍정사고는 대체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는 걸까.


우리가 성공이라고 칭하는 것들, 연관된 것 같아도 이는 모두 각각 별개의 독립적 요소다. 하나가 100% 채워졌다 해서 다른 것이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는다.

가난뱅이에서 결국 주식, 부동산을 공부해 백만장자가되었다한들, 평생을 약속할 여자가 저절로 생기지 않고, 대기업 임원이 됐다한들, 의사가 됐다한들 토요일 오전 한적한 커피 한잔의 시간 주어지지 않는다. 본인이 생각하는 인생의 가치 있는 것 이 모두는 결국 다 각자의 노력으로 별개로 오는 것들이다.


본인이 만족하는 다채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무엇이든 ‘적당히’ 채워져야 한다. 하나에 올인(All-in)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편향적 사고는 불균형을 낳는다. 이 불균형은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포용할 공간을 좁혀버린다. 왜냐. 한쪽에 모든 에너지를 다 썼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가령 시간, 반려자, 가족, 직업, 배우자, 명예, 경제적 성공 등 불행한 삶이란 저 선택지를 하나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한두 개만 가진 사람이다.

결국 모든 게 적당히 채워진 작은 결핍이 결국 하루를 행복하게 한다. 이때 예민함이 사라지고 무던함이 올 것이고, 욕심과 시기 대신 만족이 올 것이고, 자조 섞인 한숨대신 희망 섞인 기대가 온다.


반면, 베스트셀러 <원씽>에서는 몰입과 집중을 이야기한다. 한 분야에 뛰어난 성공을 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모두 하나에 미치라고 한다. 몰입만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는 거다. 근데 하나에만 몰입하면 삶에 빈틈이 존재하지 않아 다른 무언가가 들어갈 공간이 안 생긴다. 혹여나 그 하나의 목표가 실패한다면?삶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빠진다. 다른 기회가 들어올 수 있도록 빈 공간을 두는 것이 기회나 행운이 찾아올 수 있다. 약간의 결핍이 삶에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결핍은 본인 스스로 결핍을 채우려는 동기부여를 만들고 이게 곧 초긍정사고를 이끈다.

과거에 나는 망막멸공 수술을 한 적이 있다. 이 수술의 원리는 망막의 구멍에 뚫린 곳에 압력을 가해 더 크게 구멍을 만들어 자연스레 새살이 돋아 아물도록 만드는원리다. 초긍정사고도 이와 같다. 결국은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고,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가치 있는 것의 평균을 만드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적당히 청량한 경주의 여름, 푸른 녹지 앞에서 내 것들의 적당함을 돌아본다.

이전 25화 이제는 OO한 사람이 좋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