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곧 마약, 실행을 하라!
대기업을 다닌다는 것은 실제로 현대사회에서 많은 의미를 가진다. 청년 취업률이 바닥을 찍고 있는 지금 대기업 입사 경쟁률은 기본 100:1이 넘으며 입사하기는 바늘구멍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다니면 안정감이 따라온다. 매월 회사가 망하거나 천재지변이 있지 않은 이상 꼬박꼬박 평균 이상의 월급이 들어오며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갈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긴다. 복지는 또 얼마나 좋은가? 구내식당을 포함해 계열사 할인, 헬스장, 사우나, 복지카드, 자녀학자금, 주거지원등 내 삶을 꾸려나가기에 이처럼 좋은 환경이 없다.
2년 다닌 사원의 월급이다. 세금은 모두 뺐다. 누구는 많다고 생각할 수 있고 누군가는 대기업인데 생각보다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매달 받는 돈의 액수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명함이다. 나를 어떤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는 말이'나 어느 회사 소속이야'라고 말하면 다 정리가 된다. 내 회사가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떤 걸 만들고,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나를 소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회사'가 되는 것이다. 그 명함하나에 대기업 직원이라는 신뢰감이 쌓이고, 검증받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깔린다. 실제로 같이 근무하는 직원만 보아도 전부 명문대에 실력이 출중하고 고스펙자들이 많다. 대기업임원이 퇴직 후 중견기업 부사장이나, 고문으로 스카웃제의를 받는 것처럼 실력과 인맥을 검증받아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도 있고 사업을 하는 경우 일이 들어오기도 한다.
지인 결혼식에 얼마 전에 참석했다. 오랫동안 봐왔던 정말 친한 형이었고 결혼식 10분 전에 도착해 형에게 축하한다고 인사를 하는데 옆에 형 부모님도 계셨다. 나는 형 부모님에게 우리가 어디서 만난 인연인지 설명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형이 '얘 내가 저번에 말한 적 있지 아빠? OO기업 다니는 애'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기분이 뭔가 오묘했다. 나를 소개할 수 있는 수단은 참 다양한데 어디 다닌다는 말 한마디로 나의 모든 것을 평가당한 기분이었다.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고 싶었는데 서운하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부모님 세대는 회사이름이나, 특징적인 것을 이야기할 때 기억을 더 잘하신다고 해서 일부러 그렇게 소개했다고 한다.
이처럼 부모의 기대도 무시할 수 없다. 아들이나 딸이 대기업에 입사하면 부모님들은 신이 나 (자식을 잘 키웠다는 생각에) 주변에 자랑을 하고 다니신다. 부모의 기대에 부흥하는 삶만이 우리는 곧 효도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레 고민 없이 대학 졸업 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대기업에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정말 내 주변 모두가 그렇다)
자, 이제 평생소득개념으로 접근해 보자. 이것을 계산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대한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과도 같다. 주체적으로 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얼마나 내가 벌 수 있을지부터 알아보아야 한다.
성과급은 반영하지 않겠다. 지금은 많아 보이는 월급 300~350만 원. 하지만 이것은 마약과 다를 게 없다. 이 300만 원이 내 삶을 갉아먹는 족쇄이며 걸림돌이다. 월급 평균 300~400만 원 갈수록 올라가겠지만, 넉넉히 500만 원으로 계산을 해도 20년을 앞으로 다닐 시 약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10억 남짓이다. 서울에 아파트 한 채도 못 산다. 심지어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의 얘기다.
퇴직해서 작은 사업이라도 한다 치더라도 평생을 회사관련 업무만 했는데 사업에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큰돈을 투자하여 날려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퇴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 회사원의 삶 자체가 안정되고 정말 좋다. 다니면서 시야를 넓히고 계속 시도해보아야 한다. 자기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오늘은 실행의 힘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앞서 얘기한 셀프브랜딩의 자기 인식, 원하는 경험 찾기를 마쳤다면 이젠 딱 한 가지 남았다. 실행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정말 실행만이 답이다. 고민할 것도 없다. 왜 우리는 당장 해야 할까?
결혼을 하고나서부터는 인생 2막이 시작된다. 진짜 현실이 시작되는 것이다. 결혼 후 자녀를 기르다 보면 배우자, 자식 등 챙겨야 할 것이 끊임없이 생기므로 나에 대한 시간적인 투자가 힘들어진다. 하루빨리 내가 도전하고 시도해보고 싶은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것이 돈을 못 벌어도, 취미라도 좋다. 생산적인 무언가의 실행은 당장은 티가 안 나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볼 때 삶을 무조건 바꿀 수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이 세상에 미뤄서 좋은 것은 죽음밖에 없다.
아침에 운동하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에는 '새벽에 일어나면 진짜 피곤해 죽는데 왜 그렇게까지 사는지 모르겠다'라는 댓글이 수백 개 수천 개씩 달린다. 정작 이 사람들은 장담컨대 90% 이상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들이다. 맨날 늦잠만 자는 사람들이다.
글을 쓰고 싶으면 책상에 일단 먼저 앉아야 한다. 주제나 뭐든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하더라도 일단 앉아야 뭐라도 쓴다. 분명히 내가 장담컨대 뭐라도 쓰면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생각난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싶으면 일단 침대에서 일어나야 한다. 침대에서 완전히 일어나서 물 한잔을 하고 나면 몸도 깨어나고 정신이 바짝 차려진다. 몸을 일으키고 물 마시러 가는 그 단계까지가 가장 힘들다.
이처럼 뭐든 실행을 하게 되면 실망할지언정 작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작은 성공이 쌓여 큰 성공을 도전해 볼 수 있는 발판이 되고, 그것이 내 삶을 바꿀 수 있다.
무엇을 실행할지는 고민하지 마라. 그냥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퇴근길을 오늘은 원래 가던 길이랑 다르게 걸어보는 것. 누군가에게는 정말 사소한 것일 수 있으나 이것도 안주하고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내 삶의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다. 한 기관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40대의 부자들을 인터뷰했는데 모두의 예상과 다른 결과가 펼쳐졌다. 그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한 분야만 내리 파서 결국 원하는 성공을 이룬 것이 아니었다. 20대, 30대에 정말 많은 분야에 시도하고 실패하고 한 분야를 정해서 5년 이상 하다 보니 실패의 경험이 쌓여 지금의 성과를 얻은 것이다. 이 세상에 내가 처음부터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있으면 그 사람은 정말 행운아이며, 맘 편하게 그것에 집중하면 된다. 이것저것 부딪혀 보면서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다.
퇴사가 아니라 업무에 대한 공부를 한다거나, 퇴근 후 수영하기, 아침에 5킬로 뛰기 등 아주 사소한 습관들을 하나 둘 만들어보자. 회사에서의 성공과, 퇴근 후 나만의 삶에서의 성공 둘 다 이룰 수 있다. 퇴근 후 넷플릭스만 보는 삶은 사실 식물인간과 다를 바 없다. 무엇을 배우고 내 잠재성을 찾고 뽐낼 때에만 사람은 삶 자체가 의미가 있다. 지금 나는 나이 32살에 진짜 좋아하는 천직을 찾진 못했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는 알게 되어 스스로도 참 축복이라고 여긴다. 내가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작가를 도전해보지 않았더라면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평생 살다가 죽었을 것이다. 얼마나 생각만 해도 아까운가?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도 참 힘든 세상이지만, 요즘은 특히나 나 스스로를 소개하는 데 있어 혹은 장래희망에 명사가 되어서는 안 되고 동사가 돼야 하는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가령 '~를 좋아하는 사람, ~을 하는 사람'식이다. 설령 그것이 꿈을 이뤘거나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만의 주체적인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명확히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회사나 자영업, 사업가의 타이틀로 나를 계속 소개하다 보면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더 이상 하지 않을 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다. 그냥 겉으로 날 이때까지 감싸고 있던 옷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예를 들어 ' 아 이거 잘못되면 옷 벗어야 해'라는 말을 드라마나 매스컴에서 많이 들어본 것처럼 그냥 직업은잠깐 옷만 벗으면 다 사라지는 것들이다. 진짜 내 모습이 아닌 것이다.
회사에 꾸준히 다니면서 배우고 또 배워 나만의 것을 철저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26살 미국에서 적었던 글귀를 끝으로 글을 마친다. 아빠는 지금 내 곁에 없지만 아빠의 말과 내게 스스로 한 다짐은 평생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