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무조건 배워야 하는 이유
끝없는 생각과 고민의 굴레에서 벗어나라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올여름은 지구온난화 및 이상기후로 인해 최악의 폭염이 다가올 것이라 한다. 날씨가 따뜻해서 물놀이를 가는 사람들을 벌써부터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놀이하면 단연 수영을 빼놓을 수 없다. 운동에 관한 글은 처음이다. 그만큼 수영은 실제로 내 인생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에만 내려가면 일일수영을 할 정도니 말이다. 나는 수영을 언제 배웠나? 서울에 처음 와서 놀란 것이 사람들은 흔히 울산에서 왔다고 하면 바다가 있으니 수영쯤은 기본으로 할 줄 안다고 생각한다. 군대에 전역할 때까지 난 수영을 할 줄 몰랐다.
아주 어릴 적 가족끼리 거제도에 놀러 가서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그리 깊지 않은 곳이었는데 수영을 못해 허우적대다 아빠가 구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때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깊게 생기고 난 후 바다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전역 후 이 트라우마를 깨 보자 해서 학교 안에 있는 50m의 수영장에 새벽수영등록을 했다. 대한민국에서 50m 규격 수영장이 대학 안에 유일하게 있는 학교라 수영을 배우는 데에도 정말 좋은 환경이었다. 이후 수영장에서 근로장학생으로도 일하며 대학생활동안 수영을 공짜로 즐길 수 있었다.
첫새벽수영 첫날의 설렘을 기억한다. 나는 잠을 자지도 못했다. 수영복을 입으려면 비누칠을 해야 한다는 것도 둘째 날에 알았다. 첫째 날 발만 첨벙 대며 물에 뜨지도 않던 내가 7년이 지난 지금 수영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되었다. 운동이라면 질색을 하던 내가 수영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
첫째, 생각의 비움이다. 현대인은 수많은 스트레스와 잡념들로 하루를 메꾼다. 이는 마치 묵은 때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수영이 다른 운동과 다른 최대 강점이라고 하면 생각을 비울 수 있다. 생각을 함과 동시에 레인에서 뒤처지고 뒷사람이 따라오기 때문에 자리를 내주어야 하며, 무엇보다 잡생각을 하는 순간 물을 먹는다. 락스 물을 들이켜는 것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잡생각이 많을 때 수영을 하면 나 스스로를 비우고 잡념이 사라져 오로지 수영에만 집중할 수 있다.
나도 한창 스트레스가 많을 때에는 늘 수영장을 찾는다. 신기하게도 수영을 하고 나면 복잡하게 생각했던 일들도 단순히 정리되고 더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가히 미니멀리스트 최고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심폐지구력과 체력을 증진할 수 있다. 수영을 꾸준히 하면 지구력이 향상되고, 몸의 체형이 이상적으로 바뀐다. 균형 있는 몸매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다. 체력 또한 증진되어 없던 식욕도 다시 생긴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오전 수영을 끝내고 폭식을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없던 식욕을 다시 되찾고, 순환기계통의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수영만 한 운동이 없다.
또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가령 호텔에 호캉스를 하러 가보자. 수영장에 갔는데 수영을 못한다면? 30%만 즐기고 온 것이나 다름없다. 새벽수영을 끝내고 밖에 나가 첫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그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러고는 공복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그것이 곧 천국이다. 술을 마시고 흡연을 하는 기쁨보다 훨씬 건강한 중독이며 심리적 만족을 가져다준다.
이처럼 삶의 질이 올라가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
네 번째로, 습관의 힘을 가질 수 있다. 누구나 아침에 처음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 "포기할까, 오늘만 가지 말까" 생각한다. 특히 과음을 한 다음날이나 전 날 무리한 일정이 있었다면 더더욱 그렇다. 수영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매일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이다.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게 습관이 된다고 가정하자. 무슨 일을 못하겠는가?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까지 가는 것이 사실 가장 힘들다. 일단 일어나기만 하면 무조건 가게 된다. 나는 어차피 수영장에서 씻으니까 항상 옷만 입고 바로 나갔다.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습관은 정말 무섭다. 그 아무리 맥주병이라고 해도 꾸준히만 하면 접영, 배영, 자유형, 평영 본인이 원하는 수영을 뭐든 다 할 수 있다. 습관을 꾸준히 들였을 때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난 수영으로 처음 배웠다.
더불어 시간을 쪼개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는데, 수영은 본인이 보다 인생을 계획적으로 꾸릴 수 있게 만들어준다. 가령 아침 6시나 7시부터 수영을 한다 치자. 그렇다면 하루를 남들보다 몇 시간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다. 시간이 남으면 생산적인 무언가를 더 하게 된다. 최소 영어단어를 외운다거나, 더 나은 나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하루 50분 수영함으로써 연계되어 시간을 쪼개 쓰는 연습까지 선제적으로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영을 하게 되면 나 자신을 돌볼 수 있다. 자기계발 측면에서는 먼저 수영과 연계한 더 나은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다. 수영에 재미를 붙이면 대회에 나갈 수도 있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딸 수도 있고, 수상안전 관련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수영 하나만 할 줄 알면 물과 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연계된 더 나은 취미를 만들 수 있다.
안전 측면에서는 나를 돌봄으로써 예상치 못한 위기에서 스스로를 구할 수 있다. 얼마 전, 민방위 훈련에 다녀왔는데 CPR교육을 한 시간가량 했다. CPR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수영이다. 급작스럽게 물에 빠졌는데 수영을 하지 못한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수영은 삶을 바꾼다. 수영을 당장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