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지테 May 24. 2020

꼬마에게 이 xx는 아니죠

어리면 존중받을 권리가 없나요?

어젯밤 오신 손님 중에 나이가 지긋이 들은 아저씨들 4분과 꼬마 아이 한 명이 있었다. 그 아저씨들 중에 그 꼬마의 아버지 되는 분이 있었고 나머지 분들은 지인이나 친구였던 거 같다. 그 조합만으로도 신선하긴 하지만 문제는 그 아저씨들이 꼬마를 대하는 언행이 문제였다. 



이 xx


전적 의미로 새끼는 부모가 낳은 아이 혹은 낳은 지 얼마 안 된 자식이란 의미로 쓰이기에 어린아이들에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르지만 분명 그 말을 들은 어른이라면 좋지 않은 시선과 인식을 가질 것이다. 한국인에게 뒤에 oo새끼라는 건 거의 욕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젯밤 그 아저씨 손님들이 그 꼬마를 향한 호칭이 내 얼굴을 일 그리게 하였고 괜히 불쾌하였다 (물론 그중 한 명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나오는 개념 없는 짓을 하기도 하여 그렇기도 하다.) 


5살짜리 꼬마 아이가 그런 걸 잘 알지는 못할지언정 아이들도 바보는 아니다 자신이 존중받고 있는지 아닌 지정도는 눈치로 알 수 있고 어른들의 그런 푸대접에 그 꼬마 아이는 약간의 반항심 같은 거로 괜히 큰소리로 말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나름의 투쟁을 하고 있어 보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나는 그 꼬마 손님에게 공손히 말을 하고 높여 부르진 않을지언정 존중을 안 해주진 않았다. 새우를 찾는 아이에게 우리 가게는 새우는 없는 요구르트는 안 좋아하는지 물으며 요구르트도 선물로 주었다. 그런 나의 행동에 그 아저씨들은 그 꼬마 손님에게 사장님한테 가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라고 시켰는데 재밌는 것은 그 아저씨들은 분명 나를 사장 취급을 하고 나이가 어려도 나에게는 존중을 하던 것이었다. 다만 나에겐 그 꼬마 손님도 존중해주고 아이가 혼자면 좀 더 관심을 가져주면 어떨까 했는데 심지어 이 xx라는 호칭도 그 아이 아빠 앞에서도 서스름없이 하던 것이 경악스러웠다. 아이 아빠가 가만히 있는데 내가 나서서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그런 취급을 받는 아이가 일그러진 마음으로 자라 불량스럽게 크진 않을까 노파심이 생겼다. 


아이들은 죄가 없다 어른이 잘못이다 


인간이란 게 한 사람이 제대로 되려면 부모 곁에서 20~30년을 지내야 비로소 사회에서 홀로서기가 가능해지는 매우 피곤하고 육성이 어려운 동물이다. 심지어 30대가 되어서도 부모 집에서 얹혀살며 등골을 빼먹는 경우는 허다하니 더 이상 예를 드는 것조차 손가락만 아플 지경이다. 이렇듯 5세 미만의 아이들은 옳고 그른 것도 판단하기 힘들고 발달 기이기에 자신의 육체조차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가게에 오는 단골 아닌 단골인 손님이 있는데 그 아저씨 둘째 딸이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듯하였다. 최근까지는 그냥 애교 많고 귀여운 꼬마라고 생각했는데 초등학생 같은데도 아직 내면은 유치원생 수준인가 보다 그 꼬마는 늘 밝고 인사성이 좋은데 어느 날 우리 가게 앞에 세워둔 입간판의 글씨에 손을 대서 글씨가 지워졌다. 이것이 잘못인지는 모르는 모양인데 그저 그 글씨가 지워지는지 안 지워지는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이럴 때 부모는 대신 그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주고 가게 주인인 나에게 사과를 시켜야 했다. 물론 나는 전혀 혼낼 생각도 없고 사과를 하면 귀여워서 요구르트라도 하나 줄 생각이다. 


우리 가게에 꽤 꼬마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늘 말썽인 아이들을 보면 부모가 손을 놓던지 부모조차도 미성숙한 어른인 경우가 많다. 그런 부모나 어른 밑에서 큰 아이들이 어떻게 사리 판별이 제대로 되며 인생설계를 제대로 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홀로서기가 제대로 될까. 육아는 굉장히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다. 나는 결혼은커녕 연애도 못하고 있지만 그 역할의 중요성과 무게감은 옆에서 봐도 잘 알 수가 있다.  아이들도 보는 눈이 있고 자기만의 사고가 있고 가치관이 있다. 존중해주는 어른에게는 상냥하고 공손 해지며 푸대접하고 막대하는 어른에겐 반항심도 생기고 저항도 하기 마련이다. 


사장인 분들에게는 어린 손님에게도 꼭 정중히 대해주었으면 좋겠다. 꼬마라고 반말로 얘기하지 말고 음식을 주문받을 때엔 "어떤 거 줄까요? , 먹고 싶은 거 골랐어요?"라던가 음식을 줄 땐 "맛있게 먹어요" 라던가 너무 공손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막대하는 것도 아닌듯하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다 그리고 그런 어린 손님에게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면 주면 어른들도 당신을 그 가게를 더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 틀림이 없다. 



 현재 의정부 가능동에 위치한 '치킨말싸미'라는 순살 닭 요리 전문점에서 오너 셰프를 맡고 있습니다. 저의 지난 몇 달간의 창업 고난기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청년 요식업 창업의 실상을 낱낱이 날것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치킨말싸미'의 소식을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블로그 주소를 들어가 주세요 :)

http://blog.naver.com/ghfjvb465

















매거진의 이전글 사장은 처음이라서 그런가 봐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