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백수의 생존전략 (1)
일상생활 도움
궁극적으로 되고 싶은 '돈 많은 백수'가 아닌 일반적인 백수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행동양식이 있다. 남들 멀쩡히 취업해서 돈 벌고 있는 나이에 니트족이 되어 집에서 부모님 등골을 빼먹는 백수는 호로자식이다. 하지만 비전을 가지고 전략을 가진 백수라면 얘기가 다르다. 다만 외부의 시선은 어쨌든 '백수'이기에 나와 같은 백수들은 사랑받는 행동을 하여 백수생활을 지켜내야 한다.
집안일은 나의 것
나는 본디 집안일을 초등학생 때부터 해왔고 셰프를 동경하여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부엌을 들락거렸기 때문에 우선 부엌일은 마스터한 지 오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집안일 중 하나는 빨래지만 어차피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고 잘 널어서 잘 말린 후 잘 개서 각 방으로 보내면 되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우선 어머니 집에 얹혀사는 백수로써 나는 집안일은 기본적으로 내가 한다는 마인드가 깔려있다. 솔직히 엄청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쓰레기를 버리거나 청소기를 밀거나 빨래를 하거나 설거지와 요리를 하는 등 모든 집안일은 도맡아 한다.(안 하려 해도 집주인인 어머니가 시키기에) 물론 이것들은 집집마다 집주인이 원하는 모습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주방 같은 경우 우리 집은 싱크대에 그릇이 없으면 되고 음식물쓰레기는 어머니가 외출할 때마다 도맡아 버리시는데, 가끔 냄새가 심한 거 같다 싶으면 바로 버리곤 한다. 즉 부엌에서 악취가 나면 안 된다. 그리고 가스레인지 같은 경우 음식을 한 후, 항상 주변에 물기든 기름때든 바로바로 닦아서 요리한 흔적이 없어야 한다. 이 정도만 하면 주방은 대충 오케이다.
집안 청소는 먼지청소까지는 어쩌다 하지만 청소기로 청소하는 건 못해도 이틀에 한 번씩은 해준다. 어머니는 항상 집안이 밝은걸 좋아하시고 취미가 화초 기르는 것이기에 늘 햇빛이 들고 깔끔해야 한다. 때문에 머리카락이 많거나 부스러기가 많거나 베란다에 흙먼지가 많으면 무조건 청소기를 돌린다.(이건 다른 집도 비슷하리라 생각하는데 의외로 아닌 집도 있으니...) 그래서인지 항상 집에 손님이 오면 우리 집은 늘 깨끗하고 청결한 느낌을 받는다는 소리를 듣는다. 물건 같은 경우도 항상 가지런히 정리정돈을 해주는데 각 방의 주인들의 물건까지는 개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안 청소는 대충 바닥에 부스러기가 없고 물건들이 잘 정리 정돈된 깔끔한 상태면 오케이다. 그리고 쓰레기는 일반쓰레기봉투가 가득 차면 버리고 재활용 쓰레기는 우리 집에서 쓰는 파란색 재활용 쓰레기만 담는 봉투가 있는 게 그 봉투가 가득 차거나 버려야 할 쓰레기가 많다면 버려준다. 이 정도면 대충 청소는 끝난다.
빨래는 주로 아침에 돌리는데 밤새 샤워하고 빨랫감들이 다 나온 후에 하기 때문이다. 빨래는 주로 어머니가 도맡아 하시지만 가끔씩 나한테 맡기는 경우도 있고 이불빨래라던가 한 달에 한번 정도는 해줘야 하기에 나도 열심히 동참한다. 일단 빨래 자체는 우리 집은 세탁을 기본으로 한번 돌리고 난 후 섬유유연제를 넣고 헹굼한번 탈수한 번 설정한 후 빨래를 끝낸다 다만 주의점은 수건은 섬유유연제 없이 기본 세탁만 끝나면 바로 널어준다.
세탁기에서 이과정이 끝나는 데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된다 그 후 빨래는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로 나가 물기를 한번 탁 털어주고 구김 없이 최대한 옷을 쫙쫙 펴서 널어준다. 보통 걷는 건 다음날 초저녁쯤이면 말라있기에 그때 걷어서 잘 개어주고 수건은 바로바로 욕실에 채워준다.
이렇게 크게 집안일은 3파트로 나뉘어서 이런 식으로 집안일을 해나 가주면 집에서도 사랑받는 백수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백수의 생존전략 첫 번째이다.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가족끼리도 비즈니스다라며 서로 간의 배려와 유익한 존재가 돼야 함을 은연중에 알려주었다. 특히 백수가 되고 나서는 나는 더욱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가족들도 그렇기에 내가 집에서 백수로 있어도 크게 간섭을 하지 않는다. 백수라서 자포자기를 하는 것이 아닌 이런 작지만 소중한 부분들을 함으로써, 자기효능감을 잃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백수생활의 지속성과 정당성을 얻는 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