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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테 Mar 19. 2020

해야 될 때는 누가 언제
어떻게 정하는가

어리석고 나약하기만 한 마음아 

늘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누구도 인생에 대한 조언을 디테일하게 해주는 사람이 없었고 결국 인생은 자신의 판단과 선택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진학할 즈음 처음으로 뭘 하며 살아야 할지 생각했었다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사람이 될지를 그리고 나서 택한 건 요리였고 고등학교는 비록 인문계로 진학했지만 요리학원을 다니고 나서부터는 정말 열심히 요리를 배웠다 지루하고 따분한 학교 수업보다는 뜨겁고 차갑고 다양한 감각과 느낌을 받는 요리는 매우 흥미로웠고 또 즐거웠다 대학교를 진학할 때도 당연히 요리 관련학과로 지원을 했고 졸업할 때도 요리사로서 살아가려 했다. 이과정에서 선택은 온전히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졌었다. 


처음 인생에 선택과 책임이 무겁게 느껴졌던 건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고 나서였다 첫 시작은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인 아리마 온천에 있는 조금 규모 있는 료칸에서 시작했다. 물론 주방일이었고 가이세키 요리를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요리와 조금 방향도 달랐으며 꽤 연차수가 쌓여 위로 올라가기 전까진 불 앞에 서는 일은 없었다. 찬요리 들을 주로 다뤘고 그 과정에서 나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거기다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14~15시간의 고된 노동강도 이것은 더욱 내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오래 있는 선배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목적으로 계속 지속하는 건지 궁금해 한 선배에게 물어봤을 때는 실망이 가득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것은 "배운 게 요리라 그냥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나는 충격에 휩싸였었고 이 주방에 질색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실 요리사의 삶은 요리를 하는 과정보다 그 뒤에 숨겨진 귀찮고 더러운 일이 훨씬 많다. 제대로 된 주방에서의 경험이 일본인 데다 처음 접하는 가이세키라는 요리 그리고 텃새와 고된 노동강도는 일을 지속하게 하는 힘을 없애는데 충분했고 그 당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는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였다. 사실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떠날 때도 취업을 목적으로 일본에 장기 체류할 생각으로 갔었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세상 뭐 그리 많겠냐마는 적어도 가장 이루어지길 바랄 때만큼은 이뤄지길 바랬지만 오히려 인생은 늘 그 반대였다. 


얻고자 하는 미래는 가시밭길에서 만들어진다


사람이 성장을 할 때가 언제인지 생각해보았다. 아니 내가 성장했다고 느껴진 게 언제 어떤 때였는지 고민했다. 고민을 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답이 보였다. 가장 고통스러웠을 때 가장 견디기 힘들었을 때 그 시기에 나는 가장 큰 성장을 했다. 그래서일까 나는 IMF 이후 가장 최악이라는 시기에 창업을 했다. 남들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던 시기에 창업이라니 스스로가 생각해도 대책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즐거웠다. 지금이 정말 최악이라면 그보다 안 좋아질리는 없을 테니까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했다. 바닥이 뭔지 경험하고 올라가는 길만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인생에 두 번째 큰 시련이라 생각한 동업! 셀프 인테리어부터 오픈하고 지금까지 정말 많은 스트레스와 갖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하고 싶었다. 하지만 끝내 가게를 오픈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겠지만 앞으로의 어려움 또한 분명 극복할 방법이 있을 것이고 나는 그걸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또 더 나아가 욕심내는 잡고자 하는 미래를 반드시 잡을 것이다.


본디 사람은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본성이라 게으름과 나태함은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다. 그 싸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끝내 승리하는 자만이 원하는 미래를 얻는 것이리라. 하여 나는 내가 해야 할 때를 스스로 만들고 달려들었다 어떠한 확신이나 뛰어난 실력이 있는 것도 돈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시작했다. 창업은 굉장히 나와 동떨어져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언젠가 돈이 생기면 여유가 있고 실력이 차오르면 그때 하자고 늘 미뤘었다. 막 상하 고나니 생각보다 별것 아니고 돈이 없어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방법을 찾으면 찾게 됐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고 힘들고 쉽지 않은 결정이기에 그렇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혹시라도 망설이고 있는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무모하게 한번 부딪혀보는 것도 어떠한가 안 되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될 수 있는 요소들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이면 분명 실패를 하더라도 크게 다치지 않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투쟁하라! 쟁취하라! 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떳떳하게 당당하게 나는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현재 의정부 가능동에 위치한 '카오루'라는 초밥 전문점에서 오너 셰프를 맡고 있습니다. 저의 지난 몇 달간의 창업 고난기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청년 요식업 창업의 실상을 낱낱이 날것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보다 저 많은 '카오루'의 소식을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블로그 주소를 들어가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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