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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훈식 교수 Dec 16. 2021

웹3.0시대, 메타버스에서 일하고, 결혼하는 사람들

인간의 모든 활동이 메타버스로 이전하고 있다.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실물세계에서 메타버스로 옮겨지고 있다. 몇 가지 사례들을 이야기하며 이 변화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 메타버스에서 일하는 사람들 ::

우선 코로나19 시대를 보내며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었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중계 전문업체인 직방은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원격근무를 지속하겠다고 선언하며 가상오피스 ‘메타폴리스’를 본격 도입했다. 메타폴리스는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협업 툴로, 현재 직방은 전체 30층으로 이뤄진 가상건물에서 4층과 5층을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한 층당 300명이 정원으로, 전 직원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직방: 메타폴리스 업무 모습 (출처: HR insight)

가상 사무실 안에서 직방 직원들은 모여서 회의를 진행하고, 빔프로젝터를 함께 보는 등 일반 사무실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업무를 수행 한다. 현재 메타폴리스는 기업들의 메타버스 협업 툴로만 활용되고 있지만, 직방은 궁극적으로 메타폴리스를 ‘디지털 도시’로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직방은 가상 공간 안에서 공간을 빌려주고 광고를 하는 등 가상임대업과 광고활동에도 나설 수 있다. 실제로 메타폴리스 1층 로비에 설치된 전광판에서는 이미 롯데건설의 광고가 나오고 있다. 메타폴리스를 이용하는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근무에도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 메타폴리스 도입으로 인력유치에 제한이 없어지면서, 제주도에 거주중인 직원도 채용되고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채용 풀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업무 방식의 변화는 앞으로 더 확대되어 갈 것이다.


:: 메타버스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

또한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홈트레이닝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시설이 있는 헬스장을 가는 것에 대해서 감염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홈트레이닝을 해본 분들은 경험적으로 알겠지만 이러한 방식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이유로 운동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를 저하시킨다. 그래서 지난 2년간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선 보이기 시작했다. 

즈위프트에서 라이딩을 하는 모습

대표적인 사례는 즈위프트나 야핏 사이클 같이 가상세계에서 라이딩을 하는 서비스이다. 보통 실내 자전거를 타는 분들은 구매 후 몇 번 운동을 한 이후에는 잘 사용을 하지 못하고 실내 자전거가 빨래를 널어 놓는 장소로 전략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메타버스 환경에 접속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 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즈위프트나 야핏 사이클에서는 내가 아는 지인 또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만나 라이딩을 즐길 수 있고, 전문적인 트레이너를 만나 도움을 받으면서 정해진 시간만큼 지속성을 가지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라이딩을 통해서 쌓은 포인트를 통해서 다양한 이벤트에도 참여하며 즐겁게 운동을 즐기고 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보다 풍부한 경험을 메타버스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 메타버스에서 유세하는 정치인들 ::

정치인들의 유세 활동도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에서 선거 유세를 펼쳐 화제가 되었다. 테크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선 캠프 섬에는 크게 두 개의 주요 지역이 있다. 하나는 바이든의 선거 캠페인 사무실이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노트북 컴퓨터와 전단지 등이 가득한 공간이 펼쳐지며, 젊은 시절 바이든의 모습을 담은 포스트와 모교의 로고를 전시하고 있다. 또 하나의 공간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투표소이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만들어진 조 바이든 선거캠프

사람들은 이 곳에서 조 바이든에게 미리 투표하는 가상 투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바이든에 대해서 더 알게 되고, 사전에 그에게 투표해보는 선제적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캠패인이 가지는 영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정치활동과 소통이 메타버스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 메타버스에서 결혼하는 사람들 ::

결혼과 같이 중요한 활동도 이미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Dave와 Traci Gagnon은 가상 단체 행사 전문 업체인 allseated를 활용해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에는 아바타로 된 신랑과 신부, 그리고 하객들이 참석했으며 축하선물은 NFT나 가상화폐로 받았다. 현재 allseated는 메타버스 결혼식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고 있다. 메타버스의 결혼식을 기존 결혼식 보다 많은 비용을 절감해주고, 시공간을 뛰어 넘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

Dave와 Traci Gagnon의 결혼식 장면

2000년대 초반 충남 논산에서 올려진 한 결혼식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운영자가 사회를 봤다. 리니지 게임을 통해 만난 예비 신랑·신부들이 자신들의 만남을 만들어준 '리니지'에 사회를 부탁한 것이다. 엠게임의 '영웅 온라인'은 현실에서 경제적인 한계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커플을 위해 게임 속에서 특별한 결혼 식장을 만들어 온라인 결혼식을 올려주기도 했다. 현실 세계와는 상관없는 사이버 커플, 부부도 많다. 엠넷미디어의 '클럽데이 온라인'은 온라인 결혼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가상 부부를 경험한 인원이 이용자의 절반에 이를 정도다. 게임 포털 피망이 서비스하는 뮤직 레이싱게임 '알투비트'는 게임 속에서 탄생한 커플이 2만 5000여 쌍에 달한다는 데이터도 있다. 한국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이러한 풍속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더 많이 일어날 것이다.


인류가 일하는 방식, 운동하는 방식, 정치인들의 소통 방식, 결혼 방식 등 대표적인 활동들이 모두 메타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단편적인 이벤트들로 끝나지 않고 향후 더 많은 활동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루어질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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