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아직 방황하는 청춘에게

꿈을 위해 우리

by 김민제

허공을 떠다니는 먼지 같은 불안을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못한다.절 '격랑의 파도'가 쳤다고 할 만큼 참 불안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불안하다. 아마 불안이라는 아이는 옷을 계속 바꿔 입으면서, 어깨동무하거나 등에 업히거나 팔에 매달리거나 하는 것 같다. 결국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떻게 해야 이 개구쟁이는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떠안은 고목나무처럼 굳건하고 점잖아질까.




나도 몰래 드러나버린 상처를 감추듯 옷을 입고 걷는다. 폭이 넓고 좁은 길들은 여러 갈래로 얽히고설켜 끝없이 이어진다. 은은한 빛이 선명하게 비치는 곳에 멈춘다.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 잔잔한 물결이 말없이 요동하는 곳이다. 여기 흐르는 노래는 가사가 뚜렷하게 들려서, 편안해서, 지나가는 노랫말 하나에 올라타 어디로든 여행한다. 늘 그렇듯, 그러나 이번엔 고요한 공간 속에서 생각에 빠진다.


기품 있는 목재로 된 보물상자에 낡은 악보를 차곡차곡 담는 음악가처럼, 쌓아온 날들을 이 책에 정리한다. 마음에 들거나, 들지 않는 순간 앞에 서서 잠시 피식 웃는다. 앞으로 떠날 곳도 그때 그곳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원하던 미래는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내려갈 수 없는 시곗바늘 위에서, 지금도 미래를 살고 있다. 내 사람들의 짐을 들어주고, 의자도 되어주며 조금씩 나아간다. 그 덕분에 어떤 날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아무 일 없이 흘려보낸 하루여서 특별했다. 종종 저릿하던 곳이 오늘 유독 깊게 파고든다. 외려 살아있음을 느낀다. 언젠가 꿈꾸던 순간을 살고 있는 나와 당신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이길, 매일을 꿈꾸길 소원한다.







해 저무는 석양을 보며
스치는 많은 인연들을 떠올려
타지 못한 심도
끈질기게 버틴 불씨도
내가 그려온 그림자이기에

처음 도착한 이곳에서 난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살아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지치지 않으면 돼
포기하지 않으면 돼
기회는 다시 올 테니

꼭 잘 해내야 한다는 건
다 욕심인 거야
내 마음 꽃 피는 곳
날 웃게 만드는
저 머나먼 수평선 너머에
서둘러 닿을 필요는 없어
늦어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좋아

함께 달려온 내 친구들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낼는지
약속했던 그곳에서
웃으며 다시 만나
가는 길은 다르지만
우린 다 행복할 거야

꼭 잘 해내야 한다는 건
다 욕심인 거야
내 마음 꽃 피는 곳
날 웃게 만드는
저 머나먼 수평선 너머에
서둘러 닿을 필요는 없어
늦어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좋아

걸어온 길을 돌아보겠지
그때의 난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

내 마음이 향하는 대로
그 길을 가면 돼
내 마음 꽃 피는 곳
날 웃게 만드는 너와 사랑하는 별들에게
행복은 여기 있는 걸
늦어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좋아



<지금 이대로도 좋아 - 폴킴>

* 이번 화의 표지는 위 곡의 앨범커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