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점 짜리네"
첫째 딸을 낳고 바로 다음 해 둘째 아들을 낳은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누나-남동생 조합이 가장 좋다면서 어른들이 건넨 칭찬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오 그런가,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주로 들었지만 왜인지 나는 이 칭찬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당장 영유아인 애 둘 육아가 너무 힘들었고(친정엄마가 등하원과 자잘한 집안살림을 도와주고 있음에도) 직장 생활도 잘 해내고 싶은 나는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맞벌이 워킹맘에 애 둘 맘인 나는 평범한 보통의 엄마다. 그래서 힘들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보통의 엄마들'은 대개 힘들다. 친정엄마가 도와주든 어린이집의 도움을 더 많이 받든 아님 육아 휴직을 길게 쓰든 전업으로 육아를 하든 그 무엇이든 간에 '엄마'는 힘들더라.
그런 와중 내 아이가 종알종알 단어를 말하고 문장을 말하고 자기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할 즈음, 내 힘듦을 말끔히 씻어주는(순간이지만) 사람은 내 아이였다. 나를 힘들게 하는 주된 사람이면서, 나를 가장 완벽하게 치유하는 유일한 생명체.
살면서 이런 압도적인 감정을 느낄 일이 또 있을까 싶어 남겨두기로 했다.
내 아이의 첫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