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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황래 Feb 09. 2020

힘들 때 다큐를 보는 이유

나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몇일 동안은 굉장히 힘들고 긴 기간이었다. 회사에서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혼이 났었고, 집에서도 약간의 다툼이 있어 잠들 때까지 마음이 심란했던 날들이었다. 서른이 다 되어가는 나이임에도 나의 유리같은 멘탈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온갖 안좋은 생각들에 사로잡혔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져 무기력증이 나를 휘감기 전, 나는 유튜브로 다큐멘터리 영상을 재생했다. 청년들이 나오는 다큐였다.

'청년 다큐'라고 검색하면 많은 청춘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소중한 삶을 보다


처음부터 다큐멘터리를 좋아한 건 아니다.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재미가 나오는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을 주로 보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우연히 '노량진 고시생'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노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평생 도전해도 될 지 안될 지 장담할 수 없는 시험을 포기 없이 몇 년 째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동기부여가 되었다.


다큐멘터리는 재미보다는 '몰입'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이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삶을 살아가는 몇몇 사람들을 보면서 함께 웃고 울며 공감한다. 인생이 즐거울 때에는 다큐 생각이 나지 않는데, 인생이 힘들어질 때마다 생각나서 본 영상도 또 본다. 무언가 위로와 동기부여가 필요했나보다. '다른 사람들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하지 않을까'와 같은 다짐을 주는 영상이.

공시생이나 노량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를 가장 많이 봤다


한 사람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참으로 고단하면서도 힘든 일이다. 각자가 자기만을 생각하며 살기도 버거운 세상인데 그 사람에게는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고, 신경써야 할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위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힘든 일도 참아야 한다. 그래서 인생이 쉽지 않다고 말하나 보다. 군필자들이 각자 자기가 있었던 부대가 가장 힘들다고 느끼고 말하듯, 평범한 사람들도 자기의 인생이 가장 고단하고 힘든 삶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공시생들은 합격한 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될지 안될지 모르는 공무원 시험에 몇년씩 자신의 인생을 바치기도 하고, 빚을 갚기 위해 안먹고 안쓰면서 당당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의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에는 나보다 더 많은 것들을 걱정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러면서 반성, 그리고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브이로그가 사랑받는 이유도 이런 이유 아닐까.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면서 느끼는 공감?


피할 수 없으니까. 극복한다


'피할 수 없다고 즐길 수 있는' 삶이라기에는 팍팍한 인생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사회에서 온전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나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힘든 일도 적응해 힘들지 않은 일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하고, 새로운 일도 두려움을 가지지 말고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용기가 있어야 인생을 살아갈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어야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이번 주말은 꽤나 많은 생각을 가진 날들이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 그리고 앞으로 남은 날들은 과거의 나보다 더 나아진 모습이 되자고 다짐했다. 아직 변한 후의 내 모습이 상상이 잘 되지 않지만, 꾸준한 실천이 그 그림을 더욱 명확하게 해줄 거라고 믿는다. 불안할수록 앞만 보고 전진하기로 했다. 나에게 더 이상 뒤는 없다는 생각으로, 이게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사진 출처 : KBS '다큐 3일', 클립아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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