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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씨바 Feb 03. 2021

[히든트랙] 나의 고백 by 빛과소금

그대에게 드리는 내 고백의 마음을 담은 진솔한 곡

그대는 어디에...



(출처: 네이버 사전)



정확한 조사를 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통계를 확인한 것도 아니다.


그저 가요를 즐겨 듣는 사람으로서 느껴지는 하나,
우리 가요에서 점점 더 "그대"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사에 참 많은 "그대"가 나왔고, 
제목에 "그대"가 들어간 곡도 많았고, 
아예 제목 자체가 "그대"인 곡도 꽤나 있지 않았던가. 


그대는 어디에(임재범), 그대에게(무한궤도), 걱정 말아요 그대(전인권), 그대 내 품에(유재하), 그중에 그대를 만나(이선희), 그대(브라운아이드소울)....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젊은 그대(김수철),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이장희) 등의 곡들도 있었고. 


미처 다 나열하지 못할 정도로 많았던 
가요의 그대들...

그랬던 그대들이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거의 꺼질 듯 사그러들다가, 
꺼지지 말라고 온 힘을 다해 넣은 바람에 조금이라도 더 빨간 빛을 내며 살아내보려 하는 불씨처럼, 


그대라는 제목의, 혹은 그대라는 가사를 갖고 있는 예전 노래가 리메이크될 때에만 
다시 불러줘 고맙다는 듯, 
간간히 힘든 호흡을 내쉬고 있는 듯한 단어... 


요즘 가사를 쓰는 작사가들에게 선호받지 않은 단어일 수도 있을 테고,
요즘 노래를 듣고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잊혀 가는 단어일 수도 있을 테지. 


영단어 Thou/Thee가 요즘 거의 쓰이지 않는 것처럼, 

"그대"도 결국 그런 운명이려나. 

(Thee  역시 "그대"와 같은 뜻이니, 이 두 단어는 참 묘한 인연인 듯 하다.) 



내가 좋아했던 시절의 노래들에는 거의 들렸던, 
"그대"라는 단어. 


같은 2인칭이지만, 

"너"나 "당신"과는 대체될 수 없는 느낌의 "그대"라는 단어. 


"그대"라는 단어의 어감이 주는, 
가볍지는 않되, 가까운,
그러면서도 격식을 어느 정도 갖춘, 
뭔가 가깝되 가깝지 않고, 멀되 멀지 않은 
묘한 어감과 입에 감기는 "그대"라는 단어가,
점차로 사라지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
괜스레 아쉽고 서글플 때가 있다. 



그대, 
그대로 있어주면 안 돼요? 




나의 고백 by 빛과소금 

https://youtu.be/6aUtOUuP0xE



오늘 소개하고픈 곡은 얼마 전 소개했던 지누의 "그대가 나의"라는 곡에 이은 또 다른 고백송, 
<빛과 소금>의 4번 째 정규앨범에 실린 "나의 고백"이다.


곡 중간중간 들려지는 애절한 멜로디온(하모니카 같기도 한) 소리,

그리고 튀지 않을만큼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 퍼커션 소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솔함이 느껴지는 가사, 
담담하게 부르나 애절하게 들리는 장기호 님의 묘한 보컬이 돋보이는 곡, 
내가 좋아하는 "그대"라는 단어가 곡 중간중간 들어있어 그 시절 감성이 느껴지는 곡, 
이 정도의 잘 어우러진 고백이라면, 
이 노래를 듣는 "그대"도 마음을 열고 이 진솔한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나의 고백 

- 발매일: 1994년 3월 

- 작사, 작곡, 편곡 by 장기호


사랑한다는 말 하고싶은데
그대 얼굴 보면 가슴만 두근
하루종일 그대 눈치만 보는 이 마음


그대 처음부터 사랑했기에
나의 마음 가눌곳이 없었어
바보처럼 말 한마디 못하는 이 마음 


오직 그대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데
오직 그대 행복하다면 세상끝까지 갈텐데

사랑한다 말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오늘밤은 용기를 내어 고백할 수 있을것 같아


떨리는 나의 입술로 망설이던 나의 모습
그대 손잡고 첫마디 나의 고백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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