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이 미끄럽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에게 시간을 쏟아부었던 지난날의 회상했다.
그곳엔 있던 그녀는 가여웠고, 눈물이 많았고, 다정했고, 로망 가득했고, 마음이 따뜻했고, 배울 줄 알았고, 사랑을 줄 수 있었고, 인내를 알았고, 자책을 했었고, 창백했고, 커다란 그늘이 되어 주었고, 턱없이 부족했고, 포옹해 줬고, 흐느꼈다.
휘몰아치는 다채로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치고 부서지고 다시 일어나 성장하려 했다.
그와의 관계 속에서 이제 사랑이라는 감정은 휘발되어 흔적조차 없지만 그 시간 속에 살았던 사랑스러웠던 내가 이따금 그리운 걸 보면 완전한 이별을 하진 못한 것 같다. 이 생이 끝나는 날에 완전한 이별을 할 수 있으려나 싶다.
모든 관계들은 내 세계가 끝나면 완전한 이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이 불완전함을 끌어 안은채 기꺼이 이 생을 살아내야겠다.
글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