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노트북을 구매했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된 날에
마치 진짜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나에게 걸맞은 걸로 구매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새로 노트북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9년을 써도 고장 나지 않은 노트북을 보며
적지 않은 돈을 쓰는 게 맞나 싶어
꽤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산다면 이걸 사는 게 좋을까, 저걸 사는 게 좋을까
지금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욕심을 부리는 걸까
느려도 내가 조금만 참으면 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을 줄곧 이어나가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작 이런 것도 못 사면서
다음에 더 비싼 것들은 어떻게 사려고?
냉장고며, 집이며 이런 것들을 살 수는 있겠어?
늘 내가 행복해지길 바란다면서
그러지 않길 바라는 사람처럼
내가 행복해지는 일에는 왜 이렇게 인색한 걸까?"
생각을 끝마침과 동시에 노트북을 바로 구매했다.
불편함을 참는 일에 익숙한 사람은
행복해지는 일에는 서툰 사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