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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 호 종 Jun 10. 2019

로버츠와 코라의 리더십

2018년 MLB 월드시리즈

7전 4선 승제로 치러지는 2018년 월드시리즈는 5차전에서 끝났다.

지난해 준우승팀 LA 다저스와

승률 1위 팀(108승 54패) 보스턴 레드삭스  간 치러진 월드시리즈 백미는 3차전이었다.

자정을 넘겨 2일간 치러진 경기는

18회 말에 먼시의 끝내기 홈런 한 방으로

다저스가 3대 2로 승리했다.

7시간 20분 동안 투수만 18명을 투입한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대혈전으로

월드시리즈 최장 경기로 기록됐다.


적지에서 2연패 당한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역전 우승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4차전에서도 다저스가 4대 0으로 앞서

승리를 예감했다.

6회까지 1피 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투수 리치 힐이 7회 초 교체되기

직전까지는 그랬다.

7회 초 힐이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자마자

로버츠 감독은 힐을 바로 교체했다.

결국 7회 3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다저스는 6대 9로 역전패했다.

리치 힐 교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도

SNS를 통해 로버츠 감독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5차전마저 보스턴이 5대 1로 승리하면서 월드시리즈가 다소 싱겁게 끝나자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로버츠 감독과

부임 첫 해에 레드삭스를 우승으로 이끈

코라 감독의 리더십이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한때 다저스에서 선수로 함께 뛰었던

로버츠와 코라는 감독으로서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코라 감독은 3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6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고도

먼시에게 홈런 한 방을 맞아

패전투수가 된 이볼디를 껴안아 주었다.


반면에 로버츠는 4차전 6회까지 호투한

리치 힐에게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볼을 건네받았고 힐은 힘없이 퇴장했다.

야구 감독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선수 교체라고 한다.

특히 교체 결과가 바로 승패로 나타나는

투수 교체 타이밍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로버츠는 좌투수에게는 우타자가 강하다는

통계를  기반으로 한 '좌우놀이 방식'을

투수 등판과 교체의 철칙으로 삼는다.

그는 통계를 기반으로 한 원칙론자다.


반면에 코라 감독은 2017년 만년 최하위팀이던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창단 후 55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힌치 감독  아래서 수석코치로 함께 했다.


코라는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출신인

힌치 감독으로부터

'사람 중심 야구'를 보고 배웠다.


3차전 패배 후 로커룸에서 코라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일일이 감사와 격려를 했다.

이 미팅에 마친 한 선수는

"이 미팅이 끝났을 때 우리는 이 경기에서

이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말해다.

코라 감독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로버츠  감독과 코라 감독의 선수 운용 방식을 보면서 "리더는 모든 책임의 종착역이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곱씹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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