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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bokenpier May 05. 2017

힘들지만 정당 정치가 답이다.

민주화 이후 대선에서 당내 비주류 정치인 혹은 정치 경험이 일천한 인물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당내 비주류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대선 때마다 나왔던 제3의 후보들처럼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혀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사회의 각종 불만과 해결을 위한 도구인 정치가 국민의 염원을 수용하지 못해 오히려 정치 혐오 내지 정치 무관심으로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국회 원내정당이 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이면서 동시에 해결책도 역시 원내 정당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열망을 제도권 정치로 담아내지 못하는 것은 원내정당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정당들은 당에 소속된 당원들이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허약한 것이다. 당원보다는 저명한 몇몇 정치 명망가 중심으로 일정한 세력을 이루고, 몇몇 계파 세력이 모여있는 집단이 지금의 정당이다. 친박과 비박, 친노와 비노 등 계파별로 주요 정당이 모습을 이루고 있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정당이 주요 인물의 친소관계로 구성되다 보니 일반 국민들의 정치적 바람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  특정한 이념을 중심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가 정당의 본질이라고 본다면, 지금의 기성 정당은 정당 내부에서 이러한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뒤늦게 시민의 열망과 추세를 쫓아 창당과 해체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대안이 제시될 순 있지만, 정도는 정당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의 운영과 각종 의견수렴 절차를 하나의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 선거철에 임박해서 외부인사 영입으로 세를 불리기보다는 지역단위의 협의 조직을 활성하 해 시민의 염원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정당이 어떤 역할을 할지 제시해야 한다. 유럽의 각 정당의 지역위원회 활동이나 미국 정당들의 타운홀 미팅을 참고할 수 있다. 우리식으로는 지구당 중심의 모임 및 활동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청년 정치도 강화해야 한다. 새롭게 깃든 국민의 생각을 현실정치에 반영하기 위해선 보다 기술적으로 정치적 훈련이 된 정치인들이 필요하다. 유년시절부터 정치 과정에 단련된 젊은 정치인들이 새로운 정치 염원을 제도권 정치로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 시절부터 청년 정치인으로 성장한 영국 블레어 총리가 제3의 길이라는 화두로 소속 정당을 변화시키고 집권을 이뤄낸 것을 참고할 수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과반이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퇴임했다. 초선 상원의원으로 오바마 열풍을 이끌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 이후 전 국민 건강보험인 오바마 케어를 도입했고, 이란 핵 협상 타결과 쿠바 국교 정상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정치적 열풍을 현실정치의 동력으로 삼아 업적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역할이 컸다.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면서 국정과제를 적절히 공유해 지속적인 입법과 정치활동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5년 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소멸되고 재탄생하는 국내 주요 정당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 시민들의 열망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상향식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청년 정치를 활성화해 역량을 갖춘 유능한 정당으로의 진일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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