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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Apr 03. 2019

강신영 개인전, 금보성과 황창배갤러리에서 동시에

-  논산의 한국화가 강신영, 서울에서 때아닌 개인전



 



 한국화가 강신영 개인전이 3월 29일~ 4월 10일 서울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에서 개최중이다. 개인전으로서는 5회째인 이번 전시회는 동일 기간 두 곳에서 동시 진행된다. 다른 한 곳은 황창배미술관 1층 황카페갤러리인데, 여기서는 전시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화가가 이렇게 서울 명소 두 군데서 동시에 개인전을 하는 거 보니까, 강신영이란 화가는 돈도 잘 버는 잘 나가는 작가처럼 보인다. 그건 아니다. 그는 연무읍에서 작품활동에만 전념하는 가난한 화가이다. 작품 판매 같은 데에 무심해온 편이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그러나 그를 아끼는 지인들은, 그가 초야에 묻혀 있도록 놔두지를 않았다. 


이 전시가 가능했던 것은 금보성 아트센터 관장 덕이 크다 하겠다. 작가에게 전시 설치비와 대관료를 받지 않는 초대전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황카페 갤러리도 동일하다. 이 밖에 오픈식 등의 추가 경비는 강신영 화가를 아끼는 지인과 예술인들의 몫이었다. 도록 맨끝 후원자 명단에는 구자곡40회 동창회, 신성로지스, 인동어린이집, 지천명, 월광회, 박영춘, 송주석, 박홍래, 양국진, 윤연홍, 안완순, 류호상 등이 올라 있다. 이들 40여명은 오픈 리셉션 3월 29일 5시에 맞추어 관광버스 한 대로 올라갔다. 


원근각지 다 모이니 100여명쯤 되었다. 오픈식은 화가이기도 한 유향란 원장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강신영 작가의 인사는 짧았다. “이렇게나마 표현할 수 있어 충분히 행복하고, 더 나은 작품으로 더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 


이어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나서서 강신영 화백과의 추억담을 풀어놓았다. “고참병들 야전상의 안쪽에 호랑이 그림을 그려줘 그들의 어깨에 힘을 부여해주었던 일, 송별기념으로 얇은 비단 두루마기 위에 그려준 호랑이가 육군 대위로부터 국방장관 자리에 오를 때까지 나 자신을 지켜주었다는 믿음” 등 고백에 가까운 애정의 축사였다. 



고 황창배 교수의 아내로서 현재 황카페 관장인 이재온 여사는, “남편이 제일로 아끼던 제자가 강화백”이라고 소개하며 오늘 이 자리에 고인의 절친인 송명섭 교수가 찾아온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소개하였다. 황창배 교수는 우리나라 동양화 거장으로, 이번 전시가 황카페갤러리는 물론 금보성에도 동시 열리게 할 정도로 둘 사이가 각별한 사제지간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금보성 관장은 악기그림들이 힘차게, 주렁주렁 걸려 있는 이곳에서 힐링 악기들 소리까지 다 담아가시길 바란다는 축원으로, 윤주민 한국예총 지부장은 강화백의 순수 미술을 본받고 싶다는 경의로 축사를 마쳤다. 


테이프 커팅식에서 개문만복래 소리가 울려퍼지니, 한 마음으로 문을 열면서 봄이 주는 복을 맞아들였다. 건배사는 김태영 전국방장관이 당찬 목소리로 발하였다. 이에 조응이라도 하듯 어떤 이는 나팔수로, 어떤 이는 바이올리니스트로 각인각색의 음색을 발하였다. 이번 개인전의 대표작은 『오케스트라 한지에 수묵』(97 × 130cm, 2004)이다. 마치 동양화 한폭한폭이 서양의 오케스트라와 대면하는 자리 같았다. 서울 한복판 웅장한 갤러리 공간 속에 갑자기 시골 전원교향곡 분위기가 충일하면서 또하나의 작품 세계가 열리는 듯한 오픈식은 그렇게 흐름을 탔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선/ 동아미술제 입선/ MBC 미술대전 입선/ 아시아미술제 금상.... 동양문화미술제 추천작가 강신영, 그의 화려한 수상경력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의 작품을 정면 주시하기보다, 지방 작업실에 묻혀 사는 그의 장인정신과 향토성(鄕土性)이란 채널로 들여다 본다.  


강신영

姜信榮 / Kang Sin young

현) 한국 전업미술가협회 충남지회 운영위원

현) 한국예총 논산지부 대의원

현) 한국미술협회 충남지회 논산지부 부지부장

현) 한국미술협회 충남지회 논산지부 분과위원장

현) 한국미술협회 충남지회 대의원

STUDIO. 충남 논산시 연무읍 감바위로 30번길 2-7

MOBILE. 010-9553-6161



[개인전]

금보성아트센터 초대개인전(서울)

황카페 갤러리초대개인전(서울)

갤러리삼성프라자 초대개인전(서울)

현대갤러리 개인전(대전)

인사아트센터개인전(서울)


[부스개인전]

KCAF 7회한국현대미술제한가람미술관

예술의전당 부스개인전 (서울)

임립미술관부스개인전 (공주)

당진아트페어 당진문예의전당 부스개인전(당진)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선

동아미술제 입선

MBC 미술대전 입선

아시아미술제 금상


[심사]

충청남도미술대전심사위원역임


[단체전]

새로운도약의발견전 예술의전당(서울)

춘풍연가전올갤러리인사동(서울)

금보성아트센터(서울)

프랑스국제미술제초대출품(앙지앙대뱅)

신춘초대전 세종문화회관(서울)

홍묵회전경인미술관 (서울)

동양문화미술제 추천작가

아시아국제미술교류전(예술의전당)

국제 한. 중. 일 교류전(예술의전당)

현대갤러리개관20주년기념작가초대전(대전현대갤러리)

누드크로키100 인전(대전현대갤러리)

제79회한국미협충청남도지회전(계룡문화예술의전당)

충청현대미술페스트벌(서산해미읍성)

충청현대미술페스티벌(서천장항읍화물역사)

제10회내포현대미술제(홍성홍주문화회관)

제11회내포현대미술제(홍성홍주문화회관)

예산미협초대전전국작가초대전(예산문화회관)

계룡미술의만남전(계룡문화예술의전당)

제80회 한국미술충청지회전(천안예술의전당)

제4회 국제태안돛대미술제(태안청포대해변)

제81회한국미협충청남도지회전(홍성문화원)

충남지회작가초대전(보령문화회관)

제82회한국미협충청남도지회전(홍성홍주문화원)

제13회내포현대미술제(홍성홍주문화회관)



[글] 이지녕

이 글은 『놀뫼신문』 2019-04-03일자 3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위 사진과, 본문 내용 상당 부분은 사회자 유향란 원장이 제공하였습니다. 

아래는 미술평론가 김종근 홍익대교수의 글이다.  



강신영의 일필휘지와 음악적 풍경



글 / 김종근(미술평론·홍익대교수)


 강신영의 최근 작품들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움과 놀라움을 준다. 하나는 그가 비교적 주목을 보이던 짚을 통한 입체 작업을 접어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예술가라는 사람들은 변덕이 심해 다시 어떻게 그 작업을 시작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그는 몇 년 전의 개인전에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짚 작업들은 대부분 논산의 시골 작업장에서 단순화하거나 집적시킨 것들이었다.


 그러나 올해 대전에서 열린 개인전은 의외였다. 그는 전통적인 화선지에 수묵으로 문인화의 정취가 가득 담긴 작품들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충격적으로까지 여겨지는 변신이다. 다분히 모던하고 현대적인 맥락과 문법을 충실하게 엮어오던 그가 일필휘지의 붓질로 그의 내면의 정서를 담아내는 수묵 중심의 그림은 분명 새롭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너무 급작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과 삶을 옆에서 주의 깊게 본 사람이라면 그의 이런 대척점에 있는 작업태도는 쉽게 이해된다. 이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황창배와의 불가분의 관계 설명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수년간 황창배 화백의 문하에서 개인적으로 수학 해온 그는 “언제 어디서든지 동양화가는 붓을 쓰는 법과 전각 예술을 알아야 한다”고 전천후 작가를 고집 했던 황창배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결국 그의 발언의 요지는 “밀가루로는 빵만 만드는 게 아니라 국수나 수제비도 만든다”는 것이 이른바 황창배의 수제비론 이다. 그의 영향을 감지하면 강신영의 작품은 쉽게 이해된다. 전통은 넘어서기 위해 존재한다는 의식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그는 수백 장, 수천 장의 수묵그림으로 그의 필력을 홀로 단련해왔다. 집요하리 만큼 우직한 강신영의 작업습관은 최근 그의 작품에서 강열한 인상으로 새겨진다. 거친 듯 부드러운 필치, 공간과 여백을 가로지르는 빠른 필선의 역동성은 근래 화단에서 보기 드문 붓의 참다운 맛을 느끼게 한다. 요즈음 화단의 모습이 필력의 담금질을 하기보다는 적당히 효과만 내려는 풍조가 만연한 시기에 그의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돋보이는 이유이다.

 

또한 그가 이러한 필치로 그려내는 대상도 흥미롭다. 그 자신도 그런 것을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하다보니 음악가들의 연주모습이 전체적으로 모델이 되었다. 물론 주제 자체가 아주 독장적인 것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그 음악가들의 표현 하나 하나에서 거칠게 몰아치는, 때로는 감칠맛 있게 표현된 인물의 특징들은 가히 전형적인 강신영 화풍의 한 매력을 보는 듯하다. 그의 거침 붓놀림은 뛰는 듯하거나, 춤추는 듯한 선으로 그의 그림에 음악적 리듬을 생동감 있게 살려내고 있다. 특한 한 획 한 획으로 인물을 묘사하는 일필휘지의 자유로운 필력은 그의 치열한 수묵에 대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고는 힘든 것이라 생각된다. 이렇듯 그의 최근 작업은 전통적인 표현형식을 따르면서 동양화의 전통을 계승하려는 노력 또한 돋보이고 있다.

 


거의 전 작품이 음악가들의 연주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 작품들은 한지 위 수묵담채의 번짐과 구성으로 현대적 감각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인화풍이라고는 하지만 그에게 여기(餘技)정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그 능숙한 붓놀림의 솜씨로 음악가들의 다양한 형상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강신영의 인물들은 마치 필묵으로 동양화의 기운생동을 실현한 듯 하다. 그리하여 글씨를 쓰듯 그림을, 그림을 그리듯 글씨를 쓰는 일필휘지로 완성된 강신영의 작품들은 대상의 일체화에 더욱 격한 필세로 강조 된다. 특히 전체작품에서 드러나는 역동적인 선들이야말로 그의 운필과 형태로 정신성을 드러내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말할 것도 없이 강신영의 일필휘지(一筆揮之)의 먹선 들은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자유로운 춤사위를 떠올리게도 한다. 또한 서예적인 힘의 필치가 화면 전체를 압도한다. 그러한 힘은 화면에 펼쳐진 이미지 속의 문인화적 풍모에서 확인된다. 예를 들면 배경이 전혀 없는 점, 여백의 공간적 의미와 대상의 통일을 극대화시키는 기술 등이 그러하다. 그러한 현장감 있는 형상화에서 우리는 음악소리를 담아내고자 하는 그의 호흡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일필휘지 한 듯 자유분방한 필선의 연출과 변화가 이번 작품에 큰 특징으로 보인다.


그러고 보니 그의 그림은 단조로우면서도, 강하고, 격정적이면서도 거칠고, 충동적이면서도 전체적인 대상을 포착해내는 조형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강신영에게 있어 그린다는 행위는 모든 것을 통달해야 하는 어려운 화두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강신영의 화면에 넘쳐나는 격한 필력과 세련된 필치는 분명 그의 강점으로 남겨진다. 그러나 다소 즉흥적으로 비쳐지는 구성과 구도들에서 좀더 서정성과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위해 절제된 언어의 구사가 필요하다.

 

그런 균제된 화법으로 밀도 있는 인물들이 살아난다면 그의 회화는 보다 기본기와 충실성을 인정받는 작가로 평가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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