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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Jun 20. 2021

한 장의 사진 - 퍼실리테이터의 신뢰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즐거움을 느낀다.


기존에 리더 혼자 많은 말을 하고 참여자들은 듣기만 해야 했던 회의와는 다른 경험을 하면서 흥미를 갖고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참여 당시에는 무언가 색다르게 한 것 같은데 결과는 다른 때나 마찬가지인 것 같은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그리하여 퍼실리테이션도 요란하기만 하지 별 것 아니라는 실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아이디어를 내고 무엇을 해보겠다는 것까지야 얼마든지 말할 수 있고, 또 내가 아니라 남이 무엇을 해줬으면 하는 기대사항을 잔뜩 늘어놓게 하는 과정 또한 쉽다. 일견 매우 재미있고 무엇인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지만 정작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내고, 정리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퍼실리테이션이 의미를 지니는 것은 참여자의 의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을 퍼실리테이터가 중립자의 위치에서 도와줌으로서 내재적 동기를 불러 일으키고 그 것은 높은 실행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 있다.



 



해볼만한 사업의 아이디어를 모아 놓고, 내가 특히 관심있고 해보고 싶은 곳에 서명을 하도록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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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분의 정적이 흘렀다.


내면의 갈등을 겪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나가서 서명하면 책임을 지게 될 텐데,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바쁜데,  그 일이 정말 해볼 만한 것인가에 대하여 자유로운 선택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한 분 두 분 앞으로 나아가 서명을 시작했다.


신뢰가 나서게 한다.




위 사진은 한 참여자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선택을 위하여 고심하며 앞에 나간 모습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이 자발적 순간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가 그 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기다리면 기필코 오리라는 것과

기다려도 오지 않을 수 있음을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이 섞여 있는 위대한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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