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지루한 장마가 끝나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무덥고 나른한 오후에 아파트 단지 공원에서 말매미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마치 여름의 무더위를 알리는 나팔수처럼 목청을 힘껏 돋우면서 시원하게 울어댄다. 올해는 긴 장맛비와 폭우로 수많은 사람이 수해와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가 팔월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고 방송에서 전하는 코로나 확진과 확산 소식에 눈을 고정한 채 시선을 떼지 못하는 나날이다.
수도권에 코로나 감염 확산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결혼식도 인원에 제한을 두고, 교회도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고,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 대한 영업을 금지했다.
방송에서 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소식에 외출도 자제하고 집에서 어깨마저 잔뜩 움츠리며 생활하는 신세다. 비록 코로나 확산 소식이 불안하지만, 모처럼 바깥바람도 쏘일 겸 고향과 충주를 다녀왔다.
긴 장맛비로 수해를 입지 않았는지 살피러 간 것이다. 고향에는 장맛비로 그다지 피해를 입지 않았고, 아버지 산소에 올라가 보니 산소 옆에 산사태가 나 있었다. 산소 옆에 주목나무를 심어서 그나마 산사태를 피했다.
산사태가 난 산소는 마치 절벽에 매달려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 산소는 보강공사가 시급해 보였다. 장마에도 아버지 산소는 풀이 무성하게 자랐고, 멧돼지가 내려오지 못하도록 산소 위에 울타리를 쳐놓았는데 그 덕에 멧돼지가 내려와서 산소를 헤쳐 놓는 것을 막았다.
아버지 산소는 밭 가장자리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해 있는데 그 옆에서 산사태가 왜 난 것인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아버지 산소를 둘러보고 마을로 내려오는 길에 냇가를 바라보자 장마가 냇가에서 수북하게 자라던 수초를 깨끗하게 휩쓸고 갔다.
사람이 청소한 것보다 냇가를 더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다. 마을을 내려오며 고향의 산자락을 이리저리 둘러보니 폭우로 인한 산사태나 가옥이나 논밭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고향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은 장인어른이 계신 충주 신니면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해서 마을을 이리저리 둘러보니 폭우로 인한 피해를 별로 입지 않았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 장인어른을 모시고 6번 국도변에 자리한 막국숫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장인어른을 차에 태우고 금왕읍에 가서 농협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신니면으로 돌아왔다.
충주에서 장인어른과 헤어지고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이천 율면에 모신 장모님 산소를 찾아갔다. 장모님 산소 입구에 도착하자 풀과 나무가 무성해서 산소로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어렵게 올라가는 길을 찾아 풀숲을 헤쳐가며 가는데 신발이 진흙탕에 빠질 정도였다.
입구의 진흙탕 길을 지나 산소로 올라가면서 거미줄도 걷어내고 나뭇가지를 잘라 길을 헤치며 가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추석에 벌초할 때 산소 입구부터 산소까지 잡풀이나 나무를 좀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장모님 산소에 도착해 한 바퀴 둘러보니 잡풀이 무성하게 자랐다. 장모님께 절을 하고 난 뒤 지난봄 산소 옆에 자라던 커다란 참나무를 베어 냈더니 잔디가 더 잘 자라는 것 같았다.
올해 들어 아버지 산소나 장모님 산소에 모기가 많아진 것 같다. 여름 장마에 습기가 많아서 그런지 나와 아내는 다리와 팔뚝에 몇 군데씩 모기에 물렸다. 모기가 너무 대들어서 산소를 내려와 차를 몰고 집으로 올라왔다.
지난 이틀 동안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사돈네와 안면도에 가서 점심도 먹고, 진천에 내려가 어머니를 찾아뵙고 아버지 산소도 둘러보고, 이튿날은 충주에 가서 장인어른을 찾아뵙고 점심을 사드리고,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이천 장모님 산소까지 둘러보았다.
이번 장맛비와 폭우에 고향과 충주에 비 피해를 입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장맛비로 살 터전을 잃고, 자식 같은 가축을 잃고, 정성 들여 키운 농작물이 물에 잠겨 한 해 농사를 망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코로나로 시절은 어수선한데 장맛비까지 겹쳐 인심만 더욱 사나워졌다.
여름의 장맛비로 삶의 터전을 잃고 가축을 잃고 농작물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조속히 복구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하루빨리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사람들이 두 어깨를 활짝 펴고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