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가 시드니 시내 관광을 마치고 일행을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데려갔다. 가이드가 하루 일당을 얼마나 받고 일하는지는 모르지만, 뉴질랜드나 호주나 하루에 한 번은 일행을 데리고 물건을 파는 상점으로 안내한다.
가이드가 상점에서 상품의 판매액에 따라 일정한 성과급을 받는 것인지 일행에게 사전에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데려가는 것이 문제다.
버스에서 내려 일행과 상점에 들어서는데 종업원들이 나와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서 마음이 편치가 않다. 일행이 상점에 들어서기 무섭게 무조건 여권부터 상점에 맡기고 입장해서 설명을 들으라고 강권한다.
무슨 물건을 파는 것인지는 몰라도 여권까지 맡기라는 것은 우리를 믿지 못한다는 불신이 팽배하게 깔려 있는 것이다. 고객이 왕이 아니라 판매하는 사람이 고객 위에 서서 살려면 사고 싫으면 그만두라는 상술행위이다.
가이드가 일행을 상점에 데려가 물건을 판만큼 하루의 성과를 챙겨야만 하는 것인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상점에 들어간다 해도 살만한 것도 없고 기분도 그리 좋지 않아 종업원에게 여권도 주지 않고 몇 명이 상점을 나와 주변 근처의 시내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일행과 시내를 구경하고 일찌감치 버스에 올라가서 다른 일행이 상점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상점에서 쇼핑을 마친 일행이 돌아오는데 버스에 올라오면서 모두가 한 마디씩 불평을 내뱉는다.
상점에 들어가 보니 살만한 물건도 없는데 상점의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투덜거렸다. 가이드는 일행들이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 외면한다. 그리고는 다음 여행지인 오페라하우스를 향해 버스를 출발시켰다.
뉴질랜드나 호주나 일행이 상점을 찾아가면 제품 자랑이 유별나다. 이곳의 제품은 한국에 가서 살 수 없는 물건이고, 한국에 가서 사더라도 몇 배의 가격을 지출해야 살 수 있는 물건이라고 선전한다.
그들이 설명하는 제품을 바라보며 무엇을 믿고 무엇이 보장된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다. 일행에게 그저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돈이나 꺼내어 물건이나 빨리 사가라고 강요하는 것이 목적인 것 같다. 그 매출액에 일정한 퍼센트는 아마도 가이드가 챙기지 않을까.
상점과 가이드는 혼연일체가 되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돈을 뜯어내기 위한 상술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물건을 팔기 위한 상술만이 판을 칠뿐 제품에 대한 보장이나 좋은 제품이라고 믿을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일행 중 일부는 상점에 들어갈 때마다 이것저것 열심히 물건을 산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물건을 사는 이유를 물어보니 여행을 오기 전에 누군가가 부탁을 해서 사가는 것이라고 한다.
하늘에는 여전히 비가 올 것 같은 검은 색깔의 구름이 깔려 있다. 일행과 버스를 타고 가는데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시드니 시내에도 버스 전용차선이 있다. 땅은 넓은데 도로는 그리 넓지 않아 보인다.
시내의 도로는 올망졸망한 골목길을 지나가도록 설계되어 있고, 신호등은 우리나라 신호등처럼 빨강 노랑 초록이 한 줄이 아닌 두 줄이 세로로 설치되어 있다. 직진과 우회전이나 직진과 좌회전의 불이 들어오고 차량이 진행할 수 없을 때는 두 줄 모두 빨간색이 들어와 금지란 신호를 나타낸다.
공원과 도로에 아름답게 심은 야자수 나무. 이곳이 남극과 가까운 시드니인 것은 분명하다. 도시의 빌딩과 바다와 야자수와 벤자민 가로수가 어울린 모습이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림과 지도로만 보아왔던 오페라하우스. 그 아름다운 건물을 먼발치서 바라보다가 일행과 버스에서 내리자 드디어 오페라하우스 건물이 눈앞에 서 있다. 바다를 메워 건축한 건물이 조화롭고 웅장한 모습이다. 건물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형태가 또렷해진다.
뉴질랜드에서 이곳으로 오면서 오페라 관람을 기대했는데 꿈이 무산됐다. 여행을 일정대로 움직였으면 예약해서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일정을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오페라하우스 건물을 마주한 정거장에 도착해서 일행과 버스에서 내리는데 위원장 사모님이 몸이 안 좋아 비상이 걸렸다. 어제 뉴질랜드 밀포드사운드 선상에서 뷔페식으로 먹은 점심이 잘못된 것 같다.
선상에서 제공한 뷔페 음식에서 약간 상한 것을 먹은 것인지 탈이 난 것 같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여행에서 중요한 것이 몸인데 몸에 이상이 생기면 아무리 좋은 경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가이드가 약을 처방받기 위해 위원장과 사모님을 데리고 시드니 시내로 택시를 타고 갔다. 그리고 나머지 일행은 사모님이 시내로 가는 것을 배웅하고 오페라하우스 건물을 관람하기 위해 광장을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