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출근해서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그럭저럭 일상이 되었다. 커피가 몸에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근무시작 전에 마시는 커피는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생각하게 한다.
커피도 오전에 마시고 오후에 마시면 그날은 대게 잠을 설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밤중에 잠이 깨지는 것도 걱정인데 오후에 마신 커피까지 더해지면 잠을 더 설친다.
전날에 잠을 설친 상태로 이튿날 직장에 출근하면 몸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업무도 제대로 볼 수 없다. 대학 시절 공부한답시고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선후배들이 자판기에서 뽑아다 준 커피를 조절하지 않고 마시는 바람에 고생한 적이 있다.
내 몸에 커피가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게 된 것은 직장에 다니면 서다. 몸에 커피가 민감하게 작용하고 잠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늦게 깨달은 셈이다.
대학 시절 몸의 체질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지금쯤 인생행로가 바뀌어 있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잠자기 전에 커피를 한 대접씩 마셔도 잠만 잘 잔다고 하는데 나는 자기 전에 커피를 마시면 그날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한다.
그렇다고 성격이 예민한 편도 아닌데 오후에 커피를 마신 날은 여지없이 잠으로 연결된다. 젊은 시절에는 오후에 커피를 마시고 잠을 설쳐도 이튿날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전날 밤에 잠을 설치면 몸을 움직이는 것도 점점 힘들다. 이런 내 몸의 특성을 알고 나서 오전에 한잔의 커피만 마시고 오후에는 다른 차를 마신다.
오전에 커피를 한 잔 마시면 그날 저녁에 특별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 커피에 중독성이 들어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옆에서 커피 향이 풍기면 집착하는 증세를 보인다.
커피는 줄이려는 생각이 간절해질수록 더 마시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다. 한잔의 커피가 인생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습관이 몸에 젖어 어쩔 수 없이 커피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내 몸의 특성을 알고 나서 되도록 오전에 한잔의 커피를 마시는 생활을 지켜왔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익숙한 것을 이겨내려면 참고 또 참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든 일에 인내가 필요하듯이 커피를 줄이는 것도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 앞으로 커피는 오전에 한 잔만 마시고 이후에는 다른 차를 마시려고 한다.
커피 두 잔에 인생을 걸 필요는 없겠지만 스스로 줄이겠다는 약속이 없으면 어느 것도 조절할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이란 자신이 애호하고 즐기는 것이다.
커피를 줄이는 것도 자신의 취미를 즐기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 비록 좋아하고 애호하는 기호식품이지만 오전에만 마시려고 한다. 이순이 되어가는 나이에 기호식품을 줄인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기호식품인 커피를 두고 마시는 횟수를 줄이자며 거창하게 글을 써가며 약속하는 모양새다. 이런 나의 마음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커피도 금연처럼 단칼에 끊어버리면 그만이지 글까지 써가면서 횟수를 줄이겠다고 야단법석을 떨까 하는 지청구가 귓전에 들려오는 듯하다.
비록 커피에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의 진한 향을 즐겨온 오랜 취미를 살려서 오전에 한 잔만 마시고, 오후에는 물이나 다른 차를 마시는 생활을 견지하려고 한다.